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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수술을 앞두고 고혈압약 복용을 중단했던 환자가 뇌경색에 이르게 된 데는 투약 지시에 잘못이 있는 만큼 의사가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판사 원정숙)은 故 정 모씨 유가족이 A병원 김 모 원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의사가 유가족에 총 5427만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고혈압 치료제 크레인정을 복용해온 정 씨는 허리통증으로 김 모 원장이 운영하는 A병원을 방문했고, 허리 수술을 받기로 했다. 평소 정 씨를 진료해왔던 B내과병원 의사는 정 씨가 수술을 앞두고 있으므로 크레인정 복용을 중단하라고 했고, 이후 A병원은 수술 전 검사를 하면서 환자와 보호자에게 크레인정을 뺀 나머지 자가약을 복용하도록 했다.
그런데 의사 김 씨는 정 씨의 심장 정밀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수술날짜는 13일 뒤로 미루기로 했다.
문제는 수술날 당일 아침 정 씨에게 뇌경색이 발생한 것. 설상가상 치료를 받던 정 씨에게 폐암 의심 진단이 내려졌고 그는 폐렴에 인한 호흡부전으로 지난해 11월 숨을 거뒀다.
이에 유가족은 의사 김 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를 제기했다.
법원은 크레인정을 중단할 경우 순환장애 가능성이 있고, 약물복용 중단 기간이 5일을 넘으면 위험이 커진다는 점을 고려해 의사가 투약 지시 상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환자가 수술을 받기 위해 약물 복용을 중단했으나 이후 예정된 수술이 연기된 경우 의료진으로서는 환자에게 다시 약물을 복용하도록 지시해야 한다”며 “수술이 연기된 뒤에도 크레인정 복용을 지시하지 않아 뇌경색이 발병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의사 김 씨가 크레인정 복용 중단을 지시하면서 이로 인해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을 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환자가 고혈압, 당뇨 등 기존 질환이 악화돼 뇌경색이 발병한 점, 망인이 약 1년 전부터 지팡이 없이 걸을 수 없을 정도로 허리 질환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해 병원 측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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