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와 국회가 의약계 리베이트 단속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제공자 및 수수자를 긴급체포가 가능한 수준으로 상한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데 합의했다. 좀처럼 리베이트가 근절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리베이트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 새누리당 류성걸 의원(기획재정위원회)의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검토 의견으로 “형사소송법 상 긴급체포가 가능한 수준으로 징역형의 상한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류 의원 개정안은 처벌 수위를 현행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각각 ‘5년, 5000만원’으로 상향시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상 긴급체포가 가능한 처벌 수준은 징역 3년 이상으로 복지부는 사실상 ‘징역 3년, 벌금 3000만원’으로의 상향 조정을 제안한 것이다.
긴급체포가 가능해지면 리베이트 현장에서의 범인도피 및 증거인멸을 방지할 수 있다는 효과가 있어 도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실에서도 같은 의견을 내놨다.
전문위원실은 “리베이트 특성상 증거인멸 우려가 높고 현장이 발각되더라도 현행 법률상 단속의 어려움이 존재한다”며 “법정형을 긴급체포가 가능한 수준으로 상향조정하는 것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다만 5년은 의료법 최고 형량인 만큼 과도하다는 의견이 있음을 고려할 때 그 수준을 긴급체포가 가능한 수준인 3년이 적절하고, 벌금 상한도 이에 맞춰 3000만원이 적정 수준”이라고 밝혔다.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수사단’ 역시 리베이트가 근절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징역형 상한을 형사소공법상 긴급체포가 가능한 수준으로 상향 조정할 것을 복지부에 권고한 바 있다.
또한 징역형을 현행 3년으로 상향하는 내용은 새정치민주연합 오제세 의원(기획재정위원회)이 2012년 대표발의한 의료법·약사법·의료기기법 개정안에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적용 당사자인 대한병원협회,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처벌 수위가 과하고 면허증 대여 및 비의료인의 의료행위 등 타 벌칙조항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의료법 개정안은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4월 임시회에서는 복지위 법안심사소위원회 일정이 없다는 것을 감안할 때 빠르면 6월 심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법인 합병·음주의사 처벌
이날 복지위 전체회의에는 총 9명의 의원이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이 무더기 상정된다. 우선 비영리 의료법인 합병 근거 조항을 담고 있는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의 의료법 개정안이 전체회의에 오른다.
현재 의료법과 민법 모두 의료법인에 대한 합병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현행법상 의료법인은 합병이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병협은 “의료법인 합병을 인정해 피합병 의료법인의 고유목적사업을 신설법인이 승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찬성하고 있다.
반면 의협은 제도 도입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대자본에 의한 의료법인 대형화와 경쟁촉발, 중소의료법인의 대형 법인에의 종속,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 악화 등을 우려하고 있다.
음주 후 의료행위를 하는 의료인에 대한 처벌 규정을 신설하는 새정치민주연합 이찬열 의원의 의료법 개정안도 상정된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11월 인천시 소재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던 성형외과 전공의 1년차가 음주상태에서 응급실을 내원한 3세 남아의 턱밑 1cm 가량의 열상 봉합수술을 한 것이 논란이 돼 발의됐다.
현행 의료법상 음주 또는 금지 약물흡입 후 행해지는 진료행위에 대한 제재규정은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적용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방식으로 수정 검토할 필요 있다”는 의견을 내놨고, 의협·병협·한의협 등은 “내부 징계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유승희 의원의 의료인 보수교육에 성희롱 예방교육을 명시하는 의료법 개정안도 심의대에 오른다.
진료실, 검사실, 수술실 등 진료가 일어나는 장소는 밀폐돼 있는 경우가 많고 의료인과 환자 단 둘이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직업윤리교육을 강화해 의료인과 환자 간에 신뢰할 수 있는 진료환경을 조성하려는 취지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고도의 직업윤리가 필요한 의료인이 적절한 의식ㆍ태도를 함양해 직무수행과정에서 바람직한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직업윤리교육을 받도록 하자는 취지에 충분히 공감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의협·한의협은 “남녀고용평등법에서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이 의무화가 돼 있고, 변호사·공인회계사 등 타 전문 직종과 같이 자율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반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