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여 의약품 대금결제는 급여비 수령 후 3개월 내, 비급여 의약품은 해당 제품이 약국 또는 의료기관에 도착한 날로부터 6개월 내에 해야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최근 열린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잠정 합의하고 6월 임시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법사위 법안심사제2소위는 의약품 대금결제 방법이 급여와 비급여가 같지 않다는 데 착안해 대금결제기한을 급여 적용을 받는 의약품의 경우 3개월, 그렇지 않은 경우는 6개월로 이원화했다.
2013년 말 보건복지위원회는 원안에 규정된 3개월의 의약품 대금결제기한을 ‘6개월 이내’로 늘려 처리한 바 있다. 제도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의료계의 관행을 어느정도 수용한 결과였다.
하지만 법사위에서는 ‘급여비 수령 후’로 기준을 바꾸는 안이 설득력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금결제기한 기준을 ‘급여비 수령 후’로 하면 의료기관의 급여비 청구기간을 고려할 필요가 없어 대금결제 기한을 굳이 6개월로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법안심사제2소위에서는 복지위가 결정한 대로 적용 대상 등 나머지는 복지부 장관 시행령으로 규정토록 했고, 시행은 준비 기간을 고려해 1년 6개월 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또한 의료기관이나 약국 등이 기한 내에 대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그 초과기간에 대해 연 20% 이내에서 '은행법'에 따른 은행이 적용하는 연체금리 등 경제사정을 고려해 복지부 장관이 정해 고시하는 이율에 따른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법사위, 의료계 갑을관계 인정
법사위 법안심사제2소위는 의료기관 등이 의약품 거래 관계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의약품 대금지급을 부당하게 지연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결제 지연 기간 동안 제약회사 또는 의약품 도매상이 부담하게 되는 금융비용은 의료기관 등의 부당한 경제적 이익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2012년 2월 기준, 총 318개 전국 종합병원급 이상 평균 대금결제 기간은 173일이었고, 대금결제기한 90일 미만 의료기관은 56개소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국회가 의료기관에 엄격한 제재를 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대금결제기한을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일부 위원의 주장이 제기됐으나 논의가 이어지며 의료계의 ‘갑을관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전언이다.
법사위 야당 간사이자 법안심사제2소위 위원장인 전해철 의원실의 관계자는 “처음에는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됐지만, 다른 입법례를 바탕으로 심의를 두 세번 진행하다 보니 반대했던 일부 의원들도 법안의 필요성을 인정해 큰 이견 없이 합의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서는 목적물의 수령일로부터 60일 이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에서도 물품 등을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대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는 “잠정 합의인 만큼 수정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변경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합의된 법안들은 최대한 빨리 처리한다는 법사위 운영방침에 따라 변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6월 임시회에서 의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법안을 발의한 새정치민주연합 오제세의원실은 법사위의 잠정 합의안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오제세 의원실 관계자는 “복지위 전체회의 때 의결했던 내용보다 법안 발의 취지에 더 가까이 갔다고 볼 수 있다”며 “6월 임시회 처리를 기대하고 있다”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