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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 출혈이 계속되는 산모에 대해 제때 대처하지 않은 대학병원이 2억원대 손해배상을 하게 됐다.
서울고등법원 제17 민사부(재판장 이창형)는 최근 산모 A씨 부부가 B대학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한 1심을 취소하고 병원이 총 2억5900만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2010년 1월, 산모 A씨(당시 33세)는 서울 소재 B대학교병원에서 남자 아이를 출산했다. 그런데 산후 A씨의 출혈이 계속됐다.
의료진은 자궁수축제 투여도 소용이 없자 약 1시간 40분만에 혈류를 차단하는 자궁동맥색전술을 시행했다.
이후 심박동과 맥박이 저하되는 등 산모 상태는 악화됐고 의료진은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뒤 A씨에게 자궁적출술을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산모 A씨는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뇌병변장애 1급 판정을 받고 말았다. 이에 A씨 부부는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산모 측은 “의료진이 대량 출혈이 발생한 상태에서 수혈 시기를 지연했으며 자궁동맥색전술 시행 후에도 출혈량이 줄지 않는 등 상황이 악화됐는데 자궁적출술을 제때 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병원 측은 "응급 자궁적출술을 시행할 상황임을 인식할 수 없었다"며 "과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산모에게 이완성 자궁출혈이 발생하면 자궁수축제를 주사하는 등의 조치가 이뤄진다. 이후에도 출혈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자궁동맥색전술을, 그래도 출혈이 멈추지 않으면 자궁적출술을 시행한다.
1심은 A씨 측 주장을 모두 기각, 결국 이들 부부는 다시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산모 측 주장 일부를 받아들여 의료진이 자궁적출술을 지연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자궁동맥색전술 이후에도 원고 A씨 출혈이 지속됐고, 자궁적출술 시행 후에야 활력 징후가 안정되기 시작한 점, 원칙적으로는 환자 활력 징후가 악화되기 전에 자궁적출술을 해야 예후가 좋은 점 등에 비춰보면 A씨는 즉각적이고 지체없는 자궁적출술이 요구되는 긴급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궁동맥색전술 중이나 늦어도 종료 직후에 자궁적출술을 시행했어야 했는데 의료진이 색전술 시행 이후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출혈원인이 되는 자궁을 즉각 적출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자궁동맥색전술 이후 지혈이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의료진이 이에 대한 관찰을 소홀히했다”며 “의료진 주의 의무 위반과 A씨의 저혈량성 쇼크로 인한 심정지 및 저산소성 뇌손상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 이완성 자궁 출혈 산후 태반 만출 후 자궁 수축이 적절히 되지 않아 심한 출혈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현 임상의학수준에서 산전 이완성 자궁출혈의 발생 여부를 정확하게 예측하거나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모성사망 원인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위험성이 높고 모성사망의 단일 원인으로는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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