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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과 개원가가 신의료기술 또는 신제품 개발 협력에 나서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환자 상태에 따른 협진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그 외 다른 분야에서는 접점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최근 경희대학교치과병원이 메디센 권순용 대표가 개발한 비수술양악교정 시스템 ‘킬본’(KILBON) 관련 기술 협약을 체결해 화제가 되고 있다. 권순용 대표는 센트럴치과 대표원장을 맡고 있는 개원의다.
경희대치과병원 박영국 병원장[사진]은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나 이번 기술 협약이 갖고 있는 의미에 대해 상세히 소개했다.
킬본은 권순용 원장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수술없이 교정만으로 돌출입, 무턱증, 잇몸노출증 등을 치료할 수 있는 장치다.
당기는 힘의 포인트를 치근에 둠으로써 치아와 치근, 윗턱뼈까지 동시 이동이 가능하다. 별도의 수술 없이 턱뼈 이동을 할 수 있다.
1년 이내 돌출입, 무턱, 잇몸노출증 해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또한 치아 안쪽에 부착해 눈에 보이지 않아 심미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박영국 병원장은 이와 같은 킬본의 특장점을 주목했다. 그는 “대형장비가 많은 의료계보다 치과계는 기술집약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킬본은 고도로 숙련된 치과의사가 사용할 경우 교정과 양악수술 교차점에 놓여있는 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장치”라고 덧붙였다.
현재 경희대학교 공과대학은 의공학 분야에 특화돼 있다. 공대 교수로 재직 중이던 사람이 의대 교수로 전환될 정도로 융합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경희대치과병원 측은 이번 기술협약을 ‘관산학연병 클러스터’(국가, 기업, 대학, 연구소, 병원을 연계한 클러스터 사업)에 꼭 들어맞는 사례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박영국 병원장은 “특정 기술 연구에 있어 대학교수만 참여할 경우 산업화에 대한 의지가 다소 낮을 수 있다”며 “개원가는 그렇지 않다. 수익모델을 내기 위한 동기유발 측면이 상당히 강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반대로 개원가는 우수한 연구 데이터 확보 및 정부 사업 과제 수주가 쉽지 않다”며 “경희대학교는 병원, 연구소 등을 모두 갖추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킬본의 우수성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데이터 확보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무작위 대조군 시험 등 킬본 치료효과 입증”
최근 양악수술 피해 및 부작용 사례가 대중들에게 알려지면서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렇다면 비수술 치료가 가장 큰 특징인 킬본은 양악수술 대안책이 될 수 있을까.
박영국 병원장은 “그렇지는 않다”고 단언했다. 교정치료, 킬본, 양악수술 선택에 있어 환자 상태를 고려한 의료진의 판단을 절대적으로 신뢰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양악수술 사고가 발생하는 이유는 ‘수술 자격을 덜 갖춘 사람’이 ‘부적절한 장소’에서 ‘무분별한 시술’을 했기 때문이다. 킬본이 좋은 제품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양악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환자까지 권유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영국 병원장은 “유명 치과병원이 몰려 있는 지역에서 구급차가 오면 아이러니하게도 환자를 이송하고 오는 것이 아니라 싣고 나온다”며 “얼마만큼 비윤리적 시술이 만연해 있으면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겠는가”라고 개탄했다.
이에 따라 경희대치과병원은 킬본의 객관적 치료효과와 필요 대상 환자를 알아보기 위한 임상시험에 나선다. 무작위 대조군 시험 등을 통해 개원가에서 시도하기 힘든 연구방법을 도울 예정이다.
그는 “킬본이 우수한 제품이 아니라면 기술 협약을 체결할 이유가 없었다”며 “메디센이 갖고 있는 기술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킬본이 새로운 치료법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