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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 대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현안보고가 오히려 보건당국의 대응 업무를 방해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감염 확산 방지에 주력해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 국회가 보건당국의 발목을 잡았다는 비판이다.
실제 보건당국 공무원들은 현안보고가 진행된 27일 오후 내내 국회에서 유선으로 업무를 이어갔지만, 대부분의 의원들은 자기 질의 후 자리를 뜨고 심지어 비슷한 내용의 질문을 반복하는 불성실한 모습을 보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7일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메르스 현안보고를 받았다. 안일한 대응이 문제를 키웠다는 문제가 제기됐고, 의료진 감염으로 국민의 우려가 확산되자 이를 진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약 일주일 전 김춘진 위원장과 여야 간사 합의로 갑작스럽게 잡힌 일정 탓인지 일부 의원은 참석이 어렵다는 뜻을 미리 밝혔고, 다른 의원들은 대부분 약 15분간의 본인 질의만 끝내고 자리를 비웠다.[사진]
현안보고에 참여하기 위해 회의장에 남아있던 의원 수보다 질의에 답하기 위해 나온 관련 공무원들이 훨씬 많은 상황이 지속됐다.
갑작스런 보고로 그나마 참석했던 의원들도 자기 질문만 하고 퇴장
이에 한 정부 관계자는 “의원들은 15분 질의만 하고 자리를 비우지만, 장관 등 공무원들은 내내 화장실도 가지 못하고 답변한다”며 “메르스 대응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 많은 사람들을 묶어놓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마저도 언론 보도 근거 대책을 촉구하거나 안일한 대응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고 두 번째 질의부터 중복된 내용이 반복돼 생산적인 논의의 장(場)이 되지 못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안보고가 메르스 대응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며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 수습에 나서고 있는 지금 굳이 국회까지 나서야 하느냐”며 혀를 찼다.
행정부와 함께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입법 주체로서 사태 수습에 도움을 줘야 할 시기에 같이 돌을 던지며 한 마디씩 보태고 있다는 섭섭함의 표현이었다.
그러는 사이 전라북도에서 의심 환자가 발생했고, 국회에서 상황을 파악 중이던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의심환자가 외국인이라고 답했다가 회의 말미에 해외에 수 개월 체류했던 내국인이라고 정정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이를 지켜본 한 국회 관계자는 “현안보고에 나온 공무원 대부분이 SNS 등으로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며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게다가 현안보고 초반부터 조금씩 언급되던 공무원연금 개혁 관련 질의가 중반부터는 주를 이뤄 논의가 샛길로 흘렀다. 메르스 현안보고 의미를 많은 의원들이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까지 남겼다.
급기가 김춘진 위원장이 나서 “국민연금 관련 현안질의 개최를 고려하겠다. 메르스 현안보고인 만큼 국민연금 관련 질의를 종결해 주기 바란다”며 발언 자제를 요청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물론 국회 역할이 있고, 그를 돕는 것 역시 정부의 일이지만 모든 것에는 적절한 때가 있다. 의심환자가 추가되고 있는데 모든 상황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사람들이 국회에 앉아 연금 관련 질의를 듣고 있어야 하느냐”며 불만을 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