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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통을 호소하며 응급실로 온 어린이환자의 상태를 제대로 진단하지 못해 사망에 이르게 한 병원이 유가족에게 64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병원 의료진은 변비라고만 진단했으나, 환자 상태는 단순 변비가 아닌 기흉과 탈장이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5민사부(재판장 김종원)는 환자 유가족이 성남A병원과 분당B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성남A병원이 환자 측에 총 64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2013년 5월 말, 신 모군(8)은 복부 통증을 호소하며 A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의료진은 신 군의 증상을 위장관계질환으로 진단한 뒤 변비약을 처방했다.
그런데 며칠 뒤 신 군이 또다시 복통을 호소했고 A병원은 변비로 진단한 뒤 글리세린 관장을 실시했다.
하지만 당일 저녁, 신 군이 또 복통과 발열,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이자, 신 군의 부모는 A병원이 아닌 B병원 소아응급센터로 향했다.
B병원 의료진이 신 군을 검사한 결과, 변비가 아닌 급성 충수돌기염, 급성 위장관염, 당뇨병성 케톤산증, 긴장성 기흉 및 혈흉 소견이 나왔다.
이에 의료진은 우선 긴장성 기흉을 치료하기 위해 왼쪽 폐 부위에 고여있던 오래된 혈액을 배액하는 시술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악화일로로 흘렀다. 시술 후 신 군이 갑자기 의식을 잃었고 결국 심정지로 숨을 거두고 말았다.
유가족은 A병원에게 “흉·복부 X-ray 촬영 후 신 씨의 횡격막 탈장과 혈흉을 의심할 수 있는 이상소견이 발견됐음에도 추가 검사를 실시하지 않고 단순히 변비로 진단해 신 씨를 방치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B병원에 대해서는 “신 씨의 탈장을 조기에 진단하지 못한 진단 상 과실이 있으며 적절히 조치를 취하지 않아 저혈량성 쇼크로 심정지를 유발한 치료상의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A병원 측에 과실이 있다고 인정해 판결했다.
재판부는 “A병원 의사가 엑스레이 검사를 하면서 폐렴과 횡경막 탈장을 의심할 만한 소견이 발견된 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CT촬영이나 흉강천자 등 추가검사를 해야 하는데도 전혀 하지 않는 등 진단 상 과실로 환자 상태를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A병원의 책임 비율을 40%로 제한했다.
소아의 경우 외상성 횡격막 탈장 발생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점 △신 군의 횡격막 탈장과 혈흉은 A병원 내원 전 이미 발생한 증세로 의료진의 침습행위로 인해 발생한 것이 아닌 점 △ 환자 연령이나 체질적 소인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점 등이 고려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