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좋은 기회가 있어 이슈가 되고 있는 ‘약제 급여기준 외 사용 선별급여’ 내용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 보게 됐다. 신약이 도입될 수 있는 다양한 제도가 있는 것에 매우 놀랐다.
약제를 급여 혹은 비급여로만 나누기 때문에, 치료과정에 꼭 필요하지만 건강보험 급여의 혜택을 못 보는 환자들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에 필자는 평소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
정부가 급여기준을 확대하고 있음에도, 급여기준 외 사용으로 인한 본인 전액부담 치료제가 불가피하다는 점은 이해한다. 하지만 전부 아니면 무(all or nothing)인 우리나라 건강보험 급여 시스템은 구조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신약의 ‘대체유무’, ‘임상적 유용성’, ‘투약비용’, ‘사회적 요구도’ 외에 ‘재정영향’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환자들의 본인부담율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면, 훨씬 더 많은 환자가 경제적 부담은 줄이면서 필요한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위험분담제도(Risk Sharing Agreement, RSA)도 마찬가지다. 신약의 보장성 강화를 위해 지난해 도입됐으나, 너무 경직되게 운영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혜택을 받는 치료제는 5개고, 4가지 유형 중에 조건부급여형, 환급형 단 2가지 유형만이 국내에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필요한 환자에게 혜택을 주어야 좋은 제도로서의 의미와 도입한 보람이 있는 것이다.
일반적인 급여과정에 실패한 신약과 경직된 급여 환경으로 국내에 소개되지 못한 신약까지 고려하면, 앞으로 우리 정부는 RSA 제도의 문턱을 낮추고 유지 발전시켜야 한다.
7년 전 환우회 회장을 처음 맡았을 때는 약값을 비싸게 고수하는 제약사를 적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장기간의 투자와 연구를 통해 신약이란 혁신을 이끌어 내고 환자들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제약사의 노고에도 감사하며, 모두가 건강한 보건의료 환경과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일원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다양한 신약이 더 많은 환자의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서는 신약에 대한 다양한 접근 방법을 논의될 때가 됐다. 다발골수종의 치료제 중 포말리스트도 급여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발골수종 환자들을 위해서 보장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적극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이 있다면 과감히 적용했으면 한다.
사회가 선진화될수록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와 환자단체 고민의 핵심은 ‘환자들의 건강 보장성 강화’라는 동일한 푯대를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보건의료 정책 의사결정에 있어 환자들의 목소리가 잘 반영되고 있지 못하다. 하지만 환자만큼 환자를 더 생각하고 고민하는 공동체는 없을 것이다.
환자 접근성에 대한 다양한 방법론을 정부와 환자 단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열린 논의를 한다면, 우리나라의 신약 보장성을 위한 혁신적인 방법들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