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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등 사안마다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워왔던 의료계와 한의계가 대혼란을 겪고 있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앞에서도 갈등 상황을 표출하고 있다.
지난 3일 대한한의사협회는 "세계보건기구에서 '전염병 발생 등 공공보건상의 비상사태관리 시 의·한방 협진 치료를 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며 메르스 치료에 있어 한의계 참여 당위성을 피력한 바 있다.
주장에 따르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당시에도 병행치료가 단독치료보다 효과가 좋았고 이번 메르스 환자 치료를 위해서도 협진의 가능성을 열어둬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는 사스 치료에 중국 전래요법이 시행된 경험을 들기도 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유용상)가 즉각 반발에 나섰다.
공공보건상 비상 사태 관리 시 소위 의·한방 협진 치료를 권고하는 내용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뼈대다.
유용상 위원장은 "해당 자료는 중국 전래요법을 현대의학과 함께 적용하니 일부 도움이 됐다는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며 "그럼에도 세계보건기구의 공식 권고 사항인 것처럼 호도했다"고 비판했다.
유 위원장은 "그 동안 한의협은 금방 들통 날 거짓말을 수차례 해 왔다"면서 "IMS 판결문 및 WHO 침술 표준 왜곡 등 국가적 의료 비상사태를 두고 심각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중증 질환자에게 검증이 불확실한, 예컨대 간 독성 등 안전이 문제가 되는 한약 등을 투여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유 위원장은 "한의협이 조속히 진실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며 "국가 재난을 틈타 만든 '유언비어'로 국민을 속이는 범죄를 저지른다면 응분히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한의원협회도 "마치 한방 치료가 메르스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는 한의협의 행보를 납득하기 힘들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의원협회는 "한의협이 참고 문헌으로 제시했던 'SARS: Clinical Trials on Treatment Using a Combination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and Western Medicine'는 제목 그대로 전통적인 중의학과 현대의학과 병행치료에 대한 결과"라고 선을 그었다.
의원협회는 "그 동안 한의계는 스스로 한(韓)의학은 중의학과 다르다고 주장하지 않았냐"며 "중의학에 대한 연구결과를 마치 한(韓)의학 결과인 양 사실을 호도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설령 중의학이 사스 치료에 일부 효과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 결과를 현재 메르스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협회는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부터 예후나 치료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며 "사망률도 높고 폐와 신장 기능 부전에 대한 치료가 병행돼야 하는 등 명확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의원협회는 "그럼에도 사스의 중의학 치료 경험만으로 메르스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 예측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거듭 우려했다. 아울러 "한(韓)의학으로 메르스를 치료하겠다는 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다"면서 "일부 몰지각한 한의사들이 마치 메르스에 대한 치료법이 있는 것처럼 호도한다면 국가적 혼란을 막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