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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에 온 뇌출혈 환자를 단순 감기나 급성 위장염으로 속단한 병원이 환자에게 5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제 17민사부(재판장 조건주)는 최근 윤 모씨가 의료법인 C의료재단을 상대로 낸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 이 같이 판결했다.
윤 씨는 안산시의 한 식당에서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한 뒤 갑자기 두통과 구토 증세를 보였고 이에 자녀들과 함께 C병원 응급실로 내원했다.
의료진은 환자가 감기증상이 있었으며, 고혈압으로 혈압약과 갑상선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후 환자에 대해 감기와 급성위장염 의증으로 진단한 뒤 환자에게 타이레놀과 진통제, 위장약, 혈악강하제 등을 처방한 뒤 정맥 주사했다.
그런데 새벽 6시경, B병원 간호사가 혈압을 체크하면서 환자를 흔들어 깨웠으나 윤 씨는 잠시 눈을 떴다 바로 감은 뒤 반응이 없었다. 이를 보고받은 당직의는 윤 씨에 대해 CT검사를 한 뒤 뇌출혈 소견을 확인하고 인근 대학병원으로 전원 조치했다.
해당 병원 의료진은 윤 씨에게 코일색전술을 시행, 뇌지주막하 출혈 합병증으로 발생한 수두증에 대해 뇌실-복강간단락술을 시행했다. 그러나 퇴원한 윤 씨는 현재까지 뇌손상과 뇌수종으로 인한 치매 증상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 환자는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윤씨 측은 “C병원 의료진이 윤 씨가 응급실 내원 당시 두통과 구토 등 전형적인 뇌출혈 증상을 호소해 뇌출혈로 진단할 수 있었음에도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 뇌출혈 발생 사실 또는 그 가능성을 진단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의료진에게 진료상 과실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병원 측은 더 빨리 뇌출혈 증상을 발견했다고 해도 뇌출혈은 무조건 조기수술 등 치료를 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은 아니므로, 병원 과실과 윤 씨 상태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초기 내원당시 환자 증상이 통상적인 감기나 위염 증상으로 혼동할 수 있을만 한 점, 짧은시간 내에 병세가 악화됐던 점, 병원이 나름의 조치를 취했던 점 등을 고려해 병원 책임은 30%로 제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