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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많은 의료진들이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 방역 및 치료에 투입되고 있는 가운데, 전염병 치료에 동원된 의사가 감염돼 사경을 헤매고 영구장애를 입었다 해도 국가로부터 배상을 받을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민사17부(재판장 이창형 부장판사)는 최근 前 공중보건의 최 모씨(33)가 '보건소에서 신종플루 환자를 진료하다 감염돼 사경을 헤맸고 이로 인해 영구장애까지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사건은 신종플루가 유행했던 지난 2009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기도 모 무의촌 보건소에서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던 최씨는 치과의사로, 신종플루 의심 환자들을 진료하다 자신이 고열에 시달리는 등 신종플루 의심증상을 보였다.
최씨는 타미플루를 복용했지만 증세는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혼자 거주하던 보건소 2층 숙소에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최씨가 이틀 연속 결근했으나 보건소는 적극적으로 그의 행방을 찾지 않았고, 그는 혼수상태에 빠진채 홀로 방치됐다.
60여 시간이 흐른 뒤 최 씨는 연락이 끊긴 것을 걱정하던 약혼녀에게 발견됐다. 그러나 이미 상당한 뇌손상과 치아손상 등 영구 장애를 입었고 의사로서 정상적인 생활도 힘들어졌다.
이에 2010년 최 씨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1, 2심 모두 패소 판결이 내려졌다. 최씨 역시 의사로서 자신의 상태를 진단할 수 있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재판부는 최씨가 근무하던 곳에서 신종플루 환자가 대거 발생했고 39도가 넘는 고열로 사경을 헤맸으며 타미플루를 처방받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신종플루에 감염됐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또, 최 씨가 사실상 60시간 넘게 방치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동료의사 등에게는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보건소장에게도 감독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최씨 측은 "전염병 예방이라는 공익을 위해 동원된 의료인이 전염병에 감염됐고 그 후유증으로 의사로서의 생명이 끊겼는데도 국가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