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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MERS) 확산으로 인한 파장이 학술 행사에까지 미치고 있다. 일부 학회는 이미 취소를 결정했고, 상당수는 취소 및 연기를 검토 중이다.
사회 전반의 위기감이 커지면서 회원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와 낮은 참석율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발표를 맡은 해외 석학이 방한을 취소하면서 정상적인 프로그램 진행에 차질이 생긴 곳도 있다.
학술대회 대부분이 호텔이나 대형 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어 차기 일정 조율도 쉽지 않은 모습이다.
12일 의학계에 따르면 한국의료질향상학회는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키로 했던 ‘2015년 봄 학술대회’를 취소했다. 학회는 서둘러 ‘메르스 감염 예방차원에서 취소를 결정했다’는 공지를 게시하고 사전등록자들을 대상으로 환불을 진행 중이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도 오는 15일 고려의대 안암병원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제241회 심포지엄’을 취소했다. 또 대전에서 열리는 Future's Academy 2015도 무기한 연기했다.
1000명에 달하는 개원의들이 참석, 서울지역 개원가 최대 학술행사 중 하나인 ‘강남4개구의사회 합동학술대회’도 한달 반 가량 연기됐다. 행사 장소가 총 55명의 감염자가 발생한 삼성서울병원이라는 점이 주효했다.
이 행사는 지역적으로 인접한 강남구·강동구·송파구·서초구 의사회가 지식 습득 및 친목 도모를 위해 2008년부터 합동으로 개최해 왔다. 올해는 강남구의사회 주관으로 오는 13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내부 회의를 통해 오는 8월 1일로 연기했다.
해마다 4000명 이상이 참석, 국내 최대 규모의 내시경 관련 학술행사인 International Digestive Endoscopy Network(IDEN) 국제학술대회도 개최 시기를 대폭 늦췄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 일정과 장소는 확정하지 못했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관계자는 “내부 논의에서 오는 9월 경으로 (IDEN 2015를) 연기할 것을 확정했다”면서 “메르스의 전파 상황을 예단하기 어려워 세부 일정은 다시 논의키로 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현재 취소를 검토하고 있는 학회도 다수다. 대한흉부외과학회, 대한주산의학회, 대한두경부종양학회 등도 추이를 지켜본 후 취소나 연기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이미지 및 신뢰 추락, 막대한 경영손실까지 떠안고 있는 병원들은 예정했던 건강강좌, 심포지엄, 원내행사 등을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은 오는 13일 이대 국제교육관 LG 컨벤션홀에서 개최 예정이였던 ‘제10회 이화백신심포지엄’을 연기했다. 지난 8일에는 유전체 의학연구 관련 국제심포지엄 행사 개최를 포기했다.
한림대성심병원 유방내분비암센터는 그간 지역민들의 관심을 모은 무료 건강강좌 ‘일반인을 위한 갑상선 이야기’를 메르스 여파로 당분간 열지 않기로 했다. 서울성모병원도 신장이식 환우를 위한 공개강좌를 메르스 확산방지와 예방을 위해 전격 취소했다.
인하대병원은 12일 인천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개소식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연기했다. 경기도병원회 사무국도 오는 23일 예정된 '제28차 정기총회 및 학술세미나'의 잠정 연기를 결정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