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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병원에서 메르스 감염 및 노출 환자가 속출하면서 일부 병원이 여론의 뭇매를 맞은 가운데, 의료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공공의료 체계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냈다.
12일 ‘우리나라 의료의 발전방향’을 주제로 한 국회 토론회에서는 이번 ‘메르스 사태’를 통해 공공의료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지명건 CHA의과대학 교수(예방의학)는 “삼성병원 욕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메르스 사태 때 국립대병원, 지역의료원, 시군구 의료기관 등 공공의료기관이 먼저 나서야 했던 것 아니냐”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어 “보건당국과 공공의료기관들은 앞서 사스, 신종플루 등을 다 경험했으면서도 감염환자 관리에 대한 매뉴얼이나 음압시설 등을 준비 안하고 있었던 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민간의료기관 역활 등과 차별성 없는 국립대병원·지방의료원 현실에 의구심"
그는 “민간의료기관과의 큰 차별성이 없는 국립대병원과 지방의료원의 현실을 볼 때 과연 정말 ‘공공병원’이 맞나 의구심이 든다”며 “공공성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하려면 이 같은 시점에 나서서 뭔가를 했어야 했던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민간의료기관에 희생과 책임을 강요하는 현 체계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서인석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왜곡된 수가체계 문제점은 이번에도 여실히 드러났다”며 “저수가 구조 하에서 충분한 인력 공급은 어렵다. 간병 역시 전문가가 아닌 환자 가족 등 보호자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과 환자가 연쇄적으로 메르스에 속수무책 당할 수 밖에 없었던 근본 원인은 투자와 지원이 부족한 정부 정책과 저수가 체계라는 지적이다.
서 이사는 “메르스로 모 의료기관은 30억원 규모의 적자를 봤다. 민간 의료기관에 공적 의료에 대한 책무를 기대하면서 그에 부합하는 재정, 즉 돈 얘기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공급자에게 희생만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위 ‘스탄’으로 끝나는 나라들의 경우, 지역마다 방역센터를 두고 있다”며 “전염병이 발생하면 모두 그 센터로 보내지만, 젼염병이 없는 평소에는 경영학적 측면에서 매우 비효율적이다. 하지만 비효율적이더라도 돈을 투재해야 하는 게 공적의료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스 확산의 원인은 ‘정보 부족’으로 이를 도외시한 채 삼성서울병원만을 탓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은철 병원협회 보험위원은 “사스와 신종플루 당시 우리나라 보건당국과 의료기관이 잘 대처했다. 이번 메르스 때 삼성병원 역시 무단히 애를 썼으나 정보가 부족했던 게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병원도 사람 살리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이를 방만하게 여기는 병원은 없다”며 “WHO 보고서를 보면 중동의 메르스와 한국에서의 메르스가 전파력이 똑같다는 전제 하에 방역이 뚫린 문제는 메르스에 대한 정보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한 신영전 한양대 의과대학 교수는 “민간병원을 10개 더 만든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민간부문의 공공성 강화도 중요하지만 결국 공공의료기관의 규모 및 재정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