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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앞에서 대한의사협회가 처음부터 지금까지도 안일하게 판단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회원들의 민심(民心)은 악화될 대로 악화돼 있는데도 말이다."
지난 12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회의에서는 추무진 의협 회장을 향한 비판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지금이라도 긴급 대표자대회를 개최하고 회원 보호 및 대책 마련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임수흠 의장은 "대의원회라도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며 "도저히 가만있을 수 없는 상황에까지 직면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최근 의협의 행보를 지목하면서 "매 사태가 위기 상황인데 전혀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회원들의 민심은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태"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임 의장은 "메르스 발생 초기 단계에서 청와대 주재 회의에서 배제된 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원격의료 도입 필요성을 주장한 이후 대처 등 미흡한 조치로 회원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회원들의 분노가 '정점'을 찍은 부분은 또 있다고 했다. 현 상황에서 의사가 환자 진료를 거부할 경우, 처벌도 불사하겠다는 정부 발표에 누가 분개하지 않겠냐는 의미다.
임 의장은 "진료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의료진들에게 정부의 이 같은 발표는 가히 모욕적이었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대의원회 운영위원들이 한 목소리로 언급한 대목은 과거 신종플루 때나 사스가 발생했을 당시에는 의협이 주도적으로 나섰고 정부도 매우 의지했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메르스 민관 종합대응 TF'에서 개원가를 대표할 단체가 포함되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TF에는 박상근 대한병원협회장,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오명돈 서울대병원 교수, 최보율 한양대병원 교수, 이종구 서울대학교 교수, 전병률 연세대학교 교수, 이재갑 대한의사협회 신종감염병 TF팀장 등이다.
임 의장은 "전국 의사들이 모이기 힘들다면 최소한 대표자들이라도 긴급 연석회의를 통해 사태에 대해 신속히 결정하고 목소리를 내야하는데 그저 한 단체로 전락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성토했다.
임 의장은 "사실 메르스 발생 초기에 헛소문을 퍼트려 선의의 피해 의사를 발생케 한 사람들과 명단 오류 등 초동 대응 실패로 상당 수의 의사들을 곤경에 빠뜨리게 한 정부에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메르스 사태가 종식된 이후가 더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
임 의장은 "분명히 책임공방이 잇따를 것"이라면서 "그 때를 대비해 의협은 공식적으로든 물밑에서든 향후 대책과 보상 방안에 대해 논의를 일찌감치 진행했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임 의장은 "뒤통수를 맞지 않기 위해서는 회원들의 전국적인 피해 상황을 집계해 시시각각으로 전달해야 하고 재정적 지원 등 향후 제도적 뒷받침에 대해 대부분의 사항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