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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이식은 새로운 생명의 탄생
문인성 교수(서울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 2015년 06월 21일 21시 00분 ]

30여년이 넘는 의사 인생에서 신장이식 수술은 나의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지난 1969년 3월 25일 서울성모병원의 전신인 명동성모병원에서 국내 첫 신장이식 수술이 성공 한 후 1970년대 말 외과 수련의 시절 통산 100례가 못되던 신장이식 환자를 명동성모병원 중환자실에서 밤새 소변 양을 시간당 감시하면서 치료하였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2014년 현재 서울 성모병원에서 병원 통산 2300례 정도의 신장이식 수술이 시행됐으니  신장이식 수술은 2천례 정도 참여 했습니다.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2000년 이후에 뇌사자 신장이식이 매년 우리 병원에서 약 30- 50 례 정도가 시행됐습니다.

 

매 건의 이식수술에는 저마다 풍부한 스토리와 감동을 품고 있고 새로운 생명의 탄생이자 숭고한 사랑 나눔이라 할 수 있지만 저는 특히 작년 초에 실시했던 이식수술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아주 건강한 20대 청년으로 주일학교 선생님이신 분입니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심한 뇌손상을 받아 우리병원에 전원 된 환자입니다.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았으나 오후에  뇌사 소견을 보여 병원의 장기이식센터로 의뢰되었으며 이후 2차례의 뇌사조사와 뇌사판정위원회를 거쳐 결국 뇌사 판정을 받게 됐습니다.

 

환자의 부모님은 큰 용기를 내어“사랑스런 아들을 잃게 되어 가슴이 아프지만, 평소 아들이 가톨릭 수도자의 꿈이 있음을 알고 있었고,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는 베풀 줄 아는 아이였기 때문에 장기기증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김 군의 소중한 장기는 제 후배인 김지일 교수와 각 장기 수혜 병원 의사들의 집도로 적출되었으며, 심장, 간장, 췌장, 신장 2개, 각막 2개 기증을 통해 총 7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결국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김 군의 어머니는“아들의 장기기증이 성공하면 사랑하는 아들이 또다른 모습으로 세상 속에 살아있을꺼라 생각되어 위안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뇌사자 이식은 미국의 경우 인구 100만명 당 35명의 장기기증이 이뤄지는 반면 우리나라는 100만 명 당 7명에 불과해 장기기증자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뇌사자 가족들의 값진 결정이 대한민국에서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웃들에게 새 생명을 선물한 것이며 생명 나눔의 숭고한 정신을 널리 알렸다고 생각합니다. 

 

환자는 비록 가톨릭 수도자의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마지막까지 장기기증으로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주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어떤 시인이 쓴 시를 하나 소개 합니다.

 

영원한 삶 - 로버트  테스트

 

언젠가는 나의 주치의가, 나의 뇌기능이 정지했다고 단정할 때가 올 것입니다.
살아있을 때 나의 목적과 호흡이 정지했다고 선언할 것입니다.


그 때, 나의 침상을 죽은 자의 것으로 만들지 말고 산자의 것으로 만들어 주십시요.
나의 몸을 산 형제를 돕기 위한 충만한 생명으로 만들어 주십시요.

 

나의 눈은, 해질 때 노을과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얼굴과, 여인의 눈동자 안에 감춰진 사랑을 한번도 본 일이 없는 사람에게 주십시요.

 

나의 심장은, 끝없는 고통으로 신음하는 사람에게 주십시요.
나의 피는, 자동차 사고로 죽음을 기다리는 청년에게 주어 그가 먼훗날 손자들의 재롱을 볼 수있게 하여 주십시요.

 

나의 신장은, 한줄 혈액 정화기에 매달려 삶을 영위하는 형제에게 주시고
나의 뼈와 근육의 섬유와 신경은, 다리를 절고 다니는 아이에게 주어 걷게 하십시요.

 

나의 뇌세포를 도려내어, 말 못하던 소년이 함성을 지르게 하고, 웃지 못하는 소녀가 그녀의 창문에 부딪치는 빗방울 소리를 듣게 하여 주십시요.

 

그 외에 나머지들은 다 태워서, 들꽃들이 무성히 자라도록 바람에 뿌려주십시요.
당신이 뭔가를 매장해야한다면, 나의 실수들을.... 나의 허약함을.... 나의 형제들에 대한 편견을 매장하여 주십시요.

 

나의 죄악들은 악마에게, 나의 영혼은 신께 돌려 보내주십시요.

우연한 기회에 나를 기억하고 싶다면, 당신들이 필요한 때에 했던, 나의 친절한 행동과 말만을 기억해 주십시요.

 

내가 부탁한 이 모든 것들을 지켜준다면, 나는 영원히 살 것입니다

데일리메디 webmaster@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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