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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백신 개발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다시금 높아지고 있지만 현실은 여전히 낙관적이지 않아 보인다.
문제는 백신 상용화 성공까지 넘어야 할 개발 장벽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백신 개발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주최로 열린 ‘메르스 현황 및 종합대책’ 원탁토론회에서는 국내 백신 개발 현황과 대응 방안이 논의됐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성승용 교수에 따르면 백신 개발이 더딘 이유 중 하나는 산업화 교육 부재로 인한 특허 장벽이다.
연구자들이 논문을 쓰는데 특허가 개인에게 귀속되면 기업이 시장을 독점할 수 없기 때문에 재정을 투입할 유인이 사라진다는 설명이다. 과학자들 역시 특허권을 침범하면서까지 개발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성승용 교수는 “산업화 교육을 철저히 받아본 적이 없어 전세계 집단 지성을 통한 메르스 바이러스의 모든 항원 및 이에 반응하는 모든 항체 및 전염병 전파 예방 기술 개발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허가를 득하기 전까지 소요되는 시간적 재정적 비용도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신약과 마찬가지로 백신 개발은 15년간 8000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메르스처럼 1년에 200~300명 발생하는 전염병 예방 백신이 산업적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질환 발생빈도 낮을 수록 부작용 발생빈도가 높아지는 것도 기업에게는 부담이다.
또한 메르스와 같은 RNA 바이러스의 경우 돌연변이 발생 확률이 높다. 임상 시점에 돌연변이가 나오면 개발 백신은 무용지물이 된다.
성승용 교수는 “사스 발병 10년 지났지만 많은 회사가 개발을 중단한 상태”라며 “메르스 역시 이런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백신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성승용 교수는 “집단 지성을 통한 공동 개발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긴급 재난 시 공익 목적을 위한 개인 특허의 국제기구 사용을 위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환자 유래 시료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R&D의 개방형 혁신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업적 가치가 없는 백신 개발을 위한 공익적 목적의 국가 재정이 얼마나 투입돼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동시에 돌연변이 모니터링 및 최소 부작용 백신 개발을 위한 국가 R&D 투입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