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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설립 당위성을 두고 이견이 분분하던 대전시립의료원 설립 계획이 탄력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광역시는 공공병원의 감염병 예방 및 치료 기능을 강조하며 유리한 여론 형성에 잰걸음을 걷고 있지만 지역 의료계는 반발하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 1월 복지여성국 내 T/F팀을 구성하고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저소득층이 다수 거주하는 동구 용운동 선량지구에 2021년까지 9개 진료과목 300~500병상 병원을 건립하는 계획이다.
예상 사업비가 약 1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의 사업은 논란을 야기했다. 적자 운영이 불가피한데다 재원 조달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민간투자(BTL) 방식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50%는 국비 지원을 받아야 해 설립 당위성에 대한 정부 설득 작업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로 분위기는 반전됐다. 감염병 대응을 위한 지역 공공의료체계 확충 목소리가 의료원 설립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선택 시장은 “격리병동을 갖추고 감염병을 치료할 수 있는 의료원 설립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며 연일 의료원 건립 당위성을 피력하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 역시 힘을 싣고 있다. ‘사회공공성강화 민영화저지 대전공동행동’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전은 잇단 격리자 발생으로 감염자 치료 시설과 인력이 부족한 상태”라며 “답보 상태에 있는 의료원 건립을 앞당겨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대전시당 역시 시와 최근 긴급당정협의회를 갖고 공공의료체계 확충 차원에서 대전의료원 설립을 위한 국비확보에 적극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대전시는 ‘메르스 훈풍’을 적극 이용한다는 방침이다. 의료원에 바이러스성 질환 예방 및 치료 기능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긍정적 여론 형성에 불을 댕긴다는 계획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메르스 특화병원 관련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의료원 설립 근거를 마련하고 향후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의료계는 반발하고 있다. 감염병 대응 체계 구축은 중요하지만 국공립병원인 충남대병원과 보건소의 역할 개선에 투자하는 것이 비용 합리적이라는 논리다.
대전광역시의사회 황인방 의장은 “연간 20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가 5%씩만 계산해도 이자로만 수십억을 지출해야 하기 때문에 세금 부담이 막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원 설립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2000억원이 소요되는 공공병원을 설립을 섣부르게 추진할 것이 아니라 현행 공공의료 시스템을 보완하고 왜곡된 의료전달체계를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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