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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국(FDA)의 발 빠른 제도 개선으로 미국 모바일헬스케어 시장은 성장 일로를 걷고 있는 반면 국내는 여전히 거북이 걸음이다.
녹록치 않은 제도 환경에도 불구, 국내 의료기관 및 기업은 의료용 애플리케이션(앱)을 국내외 시장에 발 빠르게 선보이며 의료·ICT 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시장 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Allied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전 세계 모바일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105억달러(한화 약 11조8230억원)로 추산된다. 이 중 67%를 미국과 유럽이 점유하고 있다.
미국 규제 당국은 의료·ICT 융합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1년 ‘모바일 의료용 앱 규제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한데 이어 지난 2013년에는 FDA 허가 대상 기준을 명확화 했다. 올해에는 웰니스, 의료 보조기기, 의료기기데이터 시스템 가이드라인을 순차적으로 내놨다.
규제 완화 결과 신기술들의 시장 진입은 가속화 됐다. 유전자분석 스타트업 23앤미(23andMe)의 99달러짜리 블룸증후군(Bloom Syndrome) 발병 예측 서비스와 덱스콤의 원격 혈당 모니터링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특히, 23앤미 서비스는 의료인을 통하지 않고 기업이 소비자에게 직접 제공하는 DTC(Direct to Consumer) 서비스라 FDA의 파격적인 행보로 주목받은 바 있다. 덱스콤은 미국 유명 병원으로 영역을 확장 중인 애플에 애플워치용 앱을 개발, 공급할 예정이다.
국내서도 병원 및 의료정보 전문 기업을 중심으로 안전성·유효성을 검증받은 의료용 앱이 개발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세계 최초로 폐암 수술 재발률 자동 예측 앱 개발에 성공했다. 해당 앱은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폐 선암 1기 수술’을 받은 환자의 재발 가능성을 정확히 계산한다.
국내 대형병원 6곳의 2160명의 의료데이터를 기반으로 결과 값을 수식화했기 때문에 한국인의 고유한 특성이 치료 가이드라인에 담겨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는 식약처 허가 절차를 거쳐 올해 내 상용화 예정이라 현재 ‘Lung CALC'’라는 이름으로 미국에서만 이용 가능하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의료기기이기 때문에 올 초 허가를 신청했다. ‘외과임상종양학회연보(Annals of Surgical Oncology)’ 온라인판에 앱의 안전성·유효성을 증명한 논문이 게재됐기 때문에 국내 허가를 무리 없이 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김주한 교수가 개발한 빅데이터 기반 환자용 진료기록 저장 모바일플랫폼 ‘헬스 아바타’는 이미 의료기관에서 사용되고 있다.
서울백병원은 ‘헬스아바타 빈즈’를 만성콩팥병 환자 혈액투석 관리에 이용하고 있다. 환자들은 해당 앱을 통해 혈액투석 기록은 물론, 병원에서 시행한 개인 검사결과, 복용약물, 투석정보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김주한 교수가 이끄는 헬스아바타 프로젝트팀은 아바타 빈즈 외에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아바타 핑크’, 소아암 환자를 위한 ‘아바타 주니어’ 등 응용프로그램의 추가 보급을 추진 중이다.
이에 앞서 의료정보전문기업 비트컴퓨터의 만성질환자 건강관리 앱 ‘비트케어’ 역시 지난 달 식약처 ‘유헬스케어 게이트웨이’ 허가를 득했다.
비트케어는 모바일 디바이스를 활용해 유헬스케어 의료기기에서 측정된 혈당, 혈압 등 생체정보를 유무선 기술을 통해 수집해 스마트폰으로 전송하고 이를 의료기관으로 전달하는 앱이다.
비트컴퓨터 관계자는 “자가진단 측정값에 대한 신뢰성 확보, 개인신상정보 등 데이터 보안에 대한 인증, 기기 상호간 통시 기능 등에 대한 신뢰성 및 안전성이 입증됐다”며 “앞으로 의료기관과 연계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만성질환 관리를 가능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의료용 앱들이 무난히 시장에 진입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사업화에 성공한 사례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한 의료IT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관과의 원격 연결이 가능해야 애플리케이션의 활용도가 높아진다”며 “의료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본격적인 사업화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실제 기술 환경 변화에 맞춰 식약처가 의료기기 및 앱과 웰니스 제품 구분 기준안 마련을 추진 중이지만 국내 의료계에서는 반발이 거세, 임상 현장에서 적용하는 데는 적잖은 시간이 예상된다.
한국경제연구원 이병기 기업연구실장은 “애플과 구글이 헬스케어 분야에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것은 FDA의 지속적 규제완화 덕분이었다”며 “국내 헤스케어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미국과 같은 구체적 지침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