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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이 진정 국면에 들어섰지만 아직까지 완전한 종식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홍콩독감(인플루엔자) 주의보가 발령돼 긴장 상태가 이어질 조짐이다.
메르스 상흔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이지만 홍콩독감을 발 빠르게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일선 의료진들은 언제든지 유행 가능성이 있는 질병에 대해 낙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올해 홍콩에서 유행한 독감으로 인해 지난 6월 12일부터 7월 1일까지 89명이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이 중 61명이 숨졌다. 올 겨울(1~4월)에 독감으로 사망한 502명을 포함하면 올해 홍콩에서 독감으로 사망한 환자 수는 563명에 이른다.
홍콩독감이 발병 초반 백신 예방 효과가 전무해 숱한 사망자를 낳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기에 더욱 경계심을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고신대병원 외과 A교수는 "자칫 홍콩독감이 국내에서 유행할 경우 '제2의 메르스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며 "정부는 물론 유비무환의 자세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메르스로 그토록 상처를 입고도 홍콩독감에 대해 전혀 대비를 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돌이킬 수 없는 고통을 겪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B교수도 "이번에도 확인됐듯 예방과 대비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방역당국은 제2의 메르스 사태를 만들지 않기 위한 노력을 총력을 다해 기울여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 다시 감염병 찾아온다면…"보상 지지부진 등 사명감만으로 버티긴 힘들 것"
여기에는 정부에 대한 불신감이 자리잡고 있다. 메르스 의심환자 경유 기관으로 일찌감치 '낙인'이 찍혀 결국 폐쇄한 병원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피해 의료기관에 대한 보상 논의가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어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C교수는 "정부는 벌써부터 출구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의료진들 사이에서는 국민 건강과 생명을 위해 사투를 벌였지만 토사구팽 당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고 전했다.
피해 보상을 두고 정부, 국회에서 다각도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뚜렷한 결론이 좀처럼 도출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개원가에서도 의구심을 드러내는 시각이 상당하다.
서울 은평구 D내과 원장은 “의료진들 사이에서는 ‘메르스 룰렛’이라는 표현이 회자될 정도로 고충을 겪은 이들이 속출했다”며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또 다시 감염병이 발생하면 차라리 문을 닫는 게 나을 정도”라고 씁쓸해 했다.
그는 "단 한 명의 의심환자라도 거쳐가면 폐업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 상황"이라면서 "홍콩독감이 타미플루라는 약도 있고 치사율이 높은 것은 아니라고 하나 전파력은 상당하다"고 경계했다.
게다가 메르스로 사망한 유가족들이 해당 의료기관에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여서 의료진들의 불안감과 불신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와중에 홍콩독감이 몰려왔을 때 과연 어떻게 대응할 지가 관건"이라면서 "과연 이번 메르스처럼 누가 살신성인으로 온몸으로 막아낼지 모르겠다"고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