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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희의료원에서 당뇨 합병증을 취재하던 중 이었다. 지난 30년 동안 당뇨병을 앓고 있는 60대 여성을 만나기 위해 병실에 갔다.
이 여성은 합병증이 심해져 눈도 안 보이고 신장도 망가져 1주일에 두 번씩 투석을 받고 있다. 급기야 발가락도 썩어 올라와 다리마저 절단을 하고 말았다.
그녀는 합병증과 부작용으로 대수술을 무려 3번이나 받았다. 이 여성은 필자를 보자 절규했다. “당뇨병이 이렇게 무서운 병인 줄 전혀 몰랐어요. 몸이 이렇게 망가지기까지 아무런 증상이 없었어요” 하면서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말을 이어갔다.
“빨리 죽었으면 소원이 없겠어요.” 그런데 이 여성을 인터뷰하는 동안 옆에서 애절한 모습으로 지켜보고 있는 남성이 있었다. 바로 30년째 아내를 보살피고 있는 남편이었다. 아내를 애처롭게 보고 있던 그는 아내가 “죽는 게 소원이라”고 말하자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참으로 애틋하고 아름다운 노년 부부의 모습이었다. 감동을 받아 즉석에서 당뇨 환자를 보살피는 보호자 입장도 인터뷰했다. 70대 노인의 남편은 지난 30년 동안 당뇨환자를 보살피며 살아 온 어려움을 잔잔한 투로 말해줬다.
하염없이 눈물을 훔치는 그는 “사실 아무 것도 한 게 없어요.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하잖아요? 정말 저희 부부는 너무 무식했어요. 아무 증상이 없다고 10년을 방치한 게 문제였죠. 먹고 싶은 것 마음대로 먹고 운동도 거의 안했어요. 그런데 눈부터 합병증이 오더라구요. 다음은 신장이 망가졌지요. 투석을 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지요. 당뇨 걸리신 분들 정말 초기에 치료 잘하셔야 해요”라고 신신당부했다.
다시 한번 눈물을 훔친 남편이 다시 말을 이었다. “제 아내는 그 뿐만 아니었습니다. 눈이 망가져서 수술받았고 얼마 전에는 다리도 절단했어요. 게다가 침을 잘못 맞아서 대수술을 했습니다. 그 땐 정말 아내가 죽는 게 아닌가 하고 아득했어요. 수술받고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데 못 보겠더라구요. 제발 내 곁에서 숨만 쉬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어요”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남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아니 침 부작용이라니. 그래서 다시 물었다. 침 부작용이라고 하셨나요? 그는 “네 맞아요. 침 부작용이었습니다. 물론 돌팔이였고요. 당뇨가 잘 낫지 않으니까 누구나 이 병원 저 병원 다니고 좋다는 약 다 써 보는 거 아닌가요. 누가 그러더라구요. 당뇨를 침으로 치료하는 용한 사람이 있다구요. 그래서 쫒아갔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헌데 침 놓는 집이 음침한 게 한의원 같지 않았어요. 지금 생각해 보니 야매로 침을 놓는 돌팔이가 아니었나 해요. 당뇨를 고친다고 침을 놓는데 온몸을 찌르는 거 있죠. 겁이 덜컥 났지요. 하지만 잘 고친다니 반신반의 하면서 아무 소리를 못했죠. 그런데 문제가 터졌어요. 당뇨는 조금도 낫지 않고 다음날부터 엉덩이가 산처럼 부어 올랐어요. 게다가 열까지 펄펄 납습니다”라고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남편은 “그래서 마누라를 들쳐 업고 응급실로 달려왔죠. 그랬더니 의사선생님이 당장 수술해야 하고 빨리 수술 안하면 패혈증으로 죽는다고 하셨어요. 의사가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엉덩이에 고름이 꽉 찼다”면서 무척 놀라워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침을 맞았다”고 했더니 의사가 “소독을 안했나” 하면서 급히 수술에 들어갔고 저는 보호자 서약서를 쓰고 환자는 수술실로 향했다”라고 밝혔다.
노인의 말은 계속 이어졌니다. 그는 “5시간쯤 애 타게 기다렸더니 수술이 끝났어요. 얼마나 걱정을 했던지 입안이 다 갈라졌습니다. 그런데 수술하신 의사 선생님이 나오시더니 ‘조금만 늦었어도 살기 힘들었다면서 엉덩이 살 속에서 고름을 한 주전자쯤 뽑아 냈다고 하셨어요. 게다가 수술은 잘 됐지만 아직 위험한 상태여서 중환자실로 옮겼다”고 말했다.
남편은 “그때 정말 ‘하느님 고맙습니다”’라고 속으로 외쳤다면서 인터뷰 말미에 두 노인 부부는 간곡히 당부했다. “당뇨가 잘 낫지 않는 병이어서 민간요법이 너무 많아요. 그런데 하나도 믿을 게 못 됩니다. 반드시 의사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해야 합니다. 특히 무엇보다 빨리 발견해서 일찍부터 관리를 잘 하셔야 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