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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외래 진료 및 병상 가동이 시작됐지만 여진(餘震)은 남았다. 메르스로 인한 완전폐쇄 결정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의 현 주소다.
지난 13일 강동경희대병원은 진료정상화를 선포했다. 이날 선포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강동을이 지역구인 심재권 의원 등이 참석했다. 박원순 시장은 “물심양면으로 애써주신 의료진의 노고를 감안했을 때 적절한 보상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인 서울시 지원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보건복지부에서 그동안 손실분 보상과 향후 병원 정상화를 위한 자금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 병원 측 입장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이형래 경영관리실장[사진]은 지난 36일 동안 메르스로 인한 병원의 직접손실액을 130억원 내외로 추정했다.
그는 “36일 중 25일은 다른 병원과 달리 완전폐쇄 조치를 단행함으로써 피해가 막심하다”며 “간접손실액까지 포함한다면 손실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단언했다.
실제로 삼성서울병원을 제외한 메르스 관련 대응 방안 마련으로 가장 마음 고생이 심했던 의료기관으로는 강동경희대병원이 꼽힌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국내 첫 투석실 메르스 감염 환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환자 발생 직후 강동경희대병원은 전체 노출 입원 투석환자 1인 1실 격리투석치료를 결정했다.
당시 인공신장실에서 투석을 받던 혈액투석환자 90명 전원을 코호트 격리 및 입원 격리 시키는 등 신속하게 조치했다.
"투석 환자 중 한명도 추가 메르스 확진환자 발생하지 않아"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일반인에 비해 면역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투석실 환자 중에서 추가 확진 환자가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형래 실장은 “말 그대로 ‘기적’에 가까운 일을 해냈다”며 “병원 정상가동을 포기하고, 모든 의료진과 행정직원이 헌신적으로 메르스 대응에 나섬으로써 이와 같은 성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문제는 현재 강동경희대병원의 재무 구조가 매우 열악해졌다는 점이다. 완전폐쇄 조치로 병실은 텅 비었으며, 진료정상화 이후에도 외래환자 발길은 뚝 떨어진 상황이다.
보건복지부에서 긴급 편성한 메르스 병원 손실액 160억원 중 강동경희대병원은 15억원을 지원받았다. 15억원은 ‘코끼리에게 비스켓 주는 정도’이라는 것이 병원 측 설명이다.
이형래 실장은 “11월 중순이나 돼서야 예전의 병원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 때까지 추가적인 직접손실액은 200억원에 육박할 수 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떠난 외국인 환자들…"맨 땅에서 헤딩해야 하는 심정" 답답함 피력
강동경희대병원은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기 전부터 외국인 환자 유치에 좋은 성과를 내고 있었다. 러시아, 몽골 등에서 방문한 환자들을 병원 로비에서부터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외국인 환자 유치율도 뚝 떨어졌다. 고난이도 수술, 건강검진 등 예약 취소 사례가 잇따랐다.
더욱이 수술이 예정된 상태에서 각종 검사를 받았던 외국인 환자조차 병원 방문을 외면함에 따라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형래 실장은 “국내 환자는 조금씩 상황이 나아지겠지만, 외국인 환자는 그렇지 않다”며 “언제쯤 병원운영이 정상화될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이래서야 메르스 사태 조기 종식을 위해 피와 땀을 흘려가며 애를 쓴 의료진들이 기운이 나겠는가”라며 “직·간접 손실액에 대한 실질적인 보전이 이뤄져야 한다. 서울시 등 정부 당국에 추정 손실액에 대한 자료는 이미 넘겼다. 부디 긍정적인 검토 결과가 도출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