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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전 없이 약을 조제해달라는 환자에게 약사가 약을 먼저 지어주고 이후 의사에게 대신 처방전을 받았다면, 이는 의료법 위반 방조 행위로 처벌이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최근 의료법 위반 방조 혐의로 기소된 약사 임 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청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약사 임씨가 의사 장 씨에게 직접 진찰 없이 처방전을 작성토록 해 환자에게 약을 조제해준 행위는 의료법 위반 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판결했다.
지난 2009년 6월, 충주시 A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임씨는 환자 김 모씨에게 약 30일치를 조제해줬다. 하지만 이 환자는 B의원 의사 장씨에서 진찰을 받지 않았다.
약국을 방문한 환자들은 병원에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임씨에게 종전 처방대로 약을 조제해줄 것을 부탁했다.
임씨는 환자를 대신해 B의원으로 연락해 마치 환자가 진찰받은 것처럼 허위처방전을 발행하게 했다.
그는 다른 환자들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약을 조제해줬으며, 환자들에게 본인부담금을 대신 받아 B의원에 전달해줬다.
결국 약사 임 씨는 의료법 위반 방조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1심은 임씨의 혐의를 인정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임 씨가 처방전 없이 약을 처방 받으려는 환자들을 도와준 것 뿐이며, 환자들을 처벌할 수 없는 이상 임씨 역시 처벌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무죄를 선고한 2심이 법리를 오해했다"며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임씨가 환자들에게 처방전 없이 약을 지어준 뒤 나중에 인근 병원 의사인 장모씨에게 부탁해 사후 처방전을 발급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임씨가 환자들에게 본인 부담금을 받아 장씨에게 전달해주고 자신은 약을 조제·판매해 수익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사 장 씨의 허위처방전 작성 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피고 임씨의 방조범 또한 인정되고, 검사의 상고 주장은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