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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권리 보호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진이 작성하는 ‘진료기록부’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환자의 접근이나 관여가 어려웠던 의무기록과 처방전, 진료기록부를 환자가 인터넷 상에서 볼 수 있도록 하는 일명 ‘오픈노트(Open Notes)'에 대한 연구가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20일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인문사회의학교실 김성수 교수 연구팀은 최근 부산지역에 거주하는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오픈노트 예비조사를 시행했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후속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픈노트 운동은 지난 2010년 미국 주요 병원 3곳에서 처음 시작돼 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 in Boston, Geisinger Health System in Pennsylvania, Harborview Medical Center in Seattle, the Mayo Clinic, the Cleveland Clinic and the Veterans Affairs department 등 21개 대형 병원이 실제 오프노트 운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약 500만명의 환자들이 이용하고 있다.
환자가 의료기관 사이트에 등록을 하고 의사가 환자진료기록을 검토한 뒤 전자서명을 하면, 환자에게 기록열람 권한이 생긴다. 환자는 이후 인터넷 사이트에 언제든지 자신의 진료기록을 볼 수 있게 된다.
미국에서는 환자들이 진료기록부를 보고 의사의 실수를 교정하는 상호 작용도 일어나고 있으며,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 등 다양한 후속연구도 진행 중이다.
물론 환자들 만족도는 높다.
2010년 미국 주요 병원 3곳에서 100여명의 주치의(Primary Care Physician)와 환자 20000명이 12개월 동안 오프노트 시범사업에 참여한 결과, 환자 72%가 자신에 대해 더 나은 돌봄을 제공했으며, 85%는 자신의 건강과 의학적 상태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됐다고 보고했다.
환자 80%는 다음 의사 방문을 더 잘 준비하게 됐으며 87%는 그들의 건강관리에 대해 더 많은 자기 통제감을 느끼게 됐다고 응답했다. 더불어 99%의 환자가 이 프로그램을 지속할 것을 원했다.
하지만 의사들의 우려도 만만치 않은데다, 현실적인 제약도 남아있다.
의사 등 의료진의 고유 권한인 진료기록부 작성에 환자가 과도하게 관여해 발생하는 부작용 또는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성수 교수는 “현재까지 우려만큼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보고는 아직까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일부 대형병원에서 온라인 진료기록 공개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처럼 환자가 자유롭게 본인의 진료기록을 완전히 열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병원 사이트에서 검사결과와 영수증을 찾아보는 정도로 제한적인 수준이다.
현행 법에서도 환자의 진료기록 요구 권한, 의료기관 진료 정보 제공 의무 등을 보장하고 있으나, 의무기록을 전자문서 형태로 전송, 공개할 수 없도록 돼있다.
김성수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진료 후 의사의 설명과 지시사항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고 이것이 질병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최근 연구에서 우리나라 환자의 평균적 의료정보이해능력이 중학교 2학년 정도라는 보고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온라인 진료기록공개’를 통해 환자와 의사 간의 투명성을 확립하고 신뢰를 형성하는 해외 사례는 앞으로 국내 의료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준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