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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별 사망률과 재입원율을 평가하겠다는 방침이 발표되며 병원과 기관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질환별 적정성 평가를 포함한 평가 전반에 걸친 재검토를 거론하는 등 사안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전망이다.
당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손명세)은 '2015년 요양급여 적정성평가계획'을 지난 2월 발표했다. 36개에 이르는 질환별 평가에 더해 '일반질 평가'를 도입해 의료기관별 종합성적을 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심평원은 지난 21일 '중증도 보정 사망비(HSRM)'와 '계획되지 않은 재입원율(RSRR)' 2개 지표로 대변되는 일반질 평가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설명이 이어질수록 병원들의 웅성임은 커졌다. 평가가 이뤄진다면 양호・보통・미흡 3개 등급 중 '미흡'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그럼에도 별달리 손쓸 도리가 없다는 막연함 때문이었다.
실제 이날 심평원이 공개한 예비평가 결과 사망률에서 '미흡' 판정을 받은 기관은 91개 대상 중 절반에 가까운 42곳이었다. 재입원율 또한 95개 기관 중 30곳에 달했다. 이 중 상급종합병원만 18곳과 15곳으로 40% 내외였다.
이에 병원 관계자들은 "납득할 수 없다", "자체 검증을 위한 자료를 달라"는 반응부터 "왜 하는지 모르겠다", "평가를 도입하는 합당한 이유를 설명하라"는 등 불만을 토로했다.
심지어 일반질 평가라는 명칭에서 추구하는 목표와 기준, 평가방식과 결과의 신뢰성 등 근본적인 문제점을 꼬집으며 불신감을 드러냈다.
한 병원 관계자 A씨는 "전문가들과 논의를 했다는데 모두 동의한 것이냐. 구성이 어떻게 되느냐"고 따져 물었고, 또 다른 병원 관계자 B씨는 "차라리 병원이 뭔가 할 수 있게 평가조사표를 작성하게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설명회 밖에서도 문제제기는 줄지 않았다. 상급종합병원 심사직 C씨는 "환자 상태 등을 고려하지 않고 기관 단위로 사망률이나 재입원율을 산출해 종합점수화한 후 비교하는 것을 의학적으로 공감하는 이들은 많이 않을 것"이라며 본질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더구나 전제와 시작점부터 왜곡된 자료를 평가에 활용한다는 것도 문제"라며 "병원의 공감조차 얻지 못하는 자료로 평가하고 책임을 전가해선 안 된다. 차라리 사망률이나 재입원율이 높은 이유나 배경, 사회 여건 등을 파악해 정부 스스로 해결하는데 활용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상급종병 관계자 D씨는 "결국 병원 줄세우기를 하려는 의도"라며 "평가를 통해 어떤 점을 고치거나 개선해야하는지, 평가를 통해 어떤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명확한 것이 병원 등급메기기 말고는 없다. 당장 사망률이 높으면 꼭 안 좋은 병원인지 되묻고 싶다"고 답답함을 표현했다.
이와 관련, 공급자단체 관계자는 "지난 15년간 적정성평가가 늘어나기만 했다. 일반질 평가 도입에 앞서 병원들의 어려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평가의 적절성을 검증하고, 병원이 일정수준 이상의 질을 확보하면 평가에서 제외하는 방식 등을 논의해야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견을 전제로 "당장 일반 질을 평가하겠다고 하지만 급여기준과 의학적 가이드라인과의 괴리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며 "경제성, 효율성을 강조하는 기조는 그대로인 채 의료 서비스를 병원 간에 비교평가 하겠다는 것은 어폐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게다가 "전문가들을 비롯해 협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나 논의시간을 가지긴 했지만 취지에 대해서만 공감대가 형성됐을 뿐 방법론이나 세부적인 평가 방식, 심지어 명칭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입장이 많았다. 이런 식으로 추진할 문제는 아닌 듯하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평원은 당초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심평원 고위 관계자는 이같은 평가가 세계적 추세임을 강조하며 "적정성평가 결과지표 도입 등 지엽적인 부분부터 점진적인 확대를 거론하는 이들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700여개 질환 모두를 평가하긴 사실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장 우리나라는 국가적인 사망률 통계조차 없다. 국민의 알권리를 비롯해 개별 병원들의 환자관리와 퇴원교육 강화 등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의료현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계획되지 않은 재입원율 산출에서의 불합리 지적에 대해서도 "뇌수술 후 퇴원했는데 맹장이 터져 재입원하는 등 불가항력적 일들도 있을 것"이라며 "개별 사안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모든 기관에서 유사하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 통계적 보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려하는 점들을 바탕으로 전반적인 사항을 다시 한 번 검증하는 차원에서 지난 2014년 청구 자료를 바탕으로 평가를 해보겠다는 것"이라며 "시도를 해봐야 불완전한지, 어떤지 알 수 있다. 결과를 보고 논의해 방향을 정해야할 것"이라고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