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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 처방전 발행시간보다 약국의 PM2000프로그램 상에 입력된 의약품 조제시간이 앞서있는 점을 이유로 보건당국이 ‘의약품 선(先) 조제행위’로 판단해 행정처분은 내렸으나 이는 잘못됐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는 고의적인 불법행위가 아니라 당시 병원과 약국의 전산 프로그램 상 입력 문제 때문으로 판단됐다.
서울고등법원 제3행정부(판사 남양우)는 최근 충주시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A씨가 제기한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취소소송에 대해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충주시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2011년 3월 복지부는 약국의 2008년 2월부터 2011년 1월까지 진료분에 대한 현지조사를 실시한 뒤, 약사A씨가 특정 의약품에 대한 구입내역에 대한 제출 명령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또 ‘의약품 선(先)조제 행위’, 즉 의사의 처방전 없이 먼저 약을 조제한 뒤 B의원에 영수증을 전달해 원외처방전을 발부받는 식으로 약제비를 부당 청구했다고 봤다.
특히 A약국의 PM2000프로그램 상 의약품 조제시간이 B의원의 닥터비트 프로그램 상 처방전 발행시간보다 조금이라도 빠른 부분, 병원의 처방전에 병원 분 법정본인부담금이 기재돼있거나 지워진 흔적을 판단 근거로 삼았다.
결국 복지부는 해당 약국에 요양기관업무정지 210일 처분과 의료급여기관업무정지 230일 처분을 내렸고, 건보공단은 요양급여비용 7826만여원 환수처분을, 충주시는 의료급여비용 2466만여원 환수처분키로 했다.
이에 약사 A씨는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 법률대리인은 약국이 1년 간 S의약품 구입내역을 제출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조사 직원에게 설명했고 또 관련자의 확인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이를 제출명령위반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항변했다.
A씨 아버지의 실수로 S의약품 구입내역을 폐기됐고 현지조사 당시 해당 약품 제조사가 폐업상태여서 이를 제출하지 못하는 사정 탓일 뿐 고의성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의약품 선조제’ 행위에 대해서는 “병원의 닥터비트 프로그램과 약국의 PM2000프로그램 모두 컴퓨터 내장 시간에 연동해 처방전 발행시간 및 의약품 조제시간이 표시되도록 돼 있다”며 “컴퓨터 시간이 부정확하게 설정돼있는 경우 두 시간이 실제와는 다르게 입력돼있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당시 약국 PM2000프로그램의 경우 ‘조제일자’는 임의로 지정해 입력하는 것이 가능한 반면, ‘조제시간’은 컴퓨터에 설정된 시간이 자동 입력됐다.
이에 따라 전산입력 담당직원이 퇴근한 이후 A씨가 의약품을 조제할 경우, 그 다음날 아침에 담당직원이 어제 날짜로 '조제일자'를 소급 입력했고 '조제시간'은 전산입력 시 시간으로 기록돼 마치 그 전날 아침에 의약품을 조제한 것처럼 표시됐다는 것이다.
A씨 측은 “복지부 주장이 사실이라면 필연적으로 의약품 조제시간이 처방전 발행시간보다 앞서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오히려 처방전 발행시간이 의약품 조제시간보다 앞서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제출명령 위반 행위’에는 해당하지만, 이를 문제 삼아 내린 행정처분은 재량권 일탈,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현지조사의 초점은 ‘의약품 선조제’에 있었으므로 제출하지 못한 특정 의약품 구입내역과 현지조사는 큰 관련이 없다는 지적이다.
또한 “항소소송에서는 적법을 주장하는 처분청에 입증책임이 있는데 피고인 보건당국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해당 약사가 의사의 처방전 없이 먼저 조제해 부당청구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원고 측 주장에 부합하는 내용의 약학정보원 회신도 법원 판단의 근거가 됐다.
2009년~2010년도 PM2000프로그램의 경우 의약품 조제일자가 정확하지 않은 날짜로 입력될 수 있다’며 ‘보건복지부가 부당청구로 판단한 부분이 잘못된 날짜로 특정된 것 같다’는 내용이다.
한편, 앞서 검찰 역, 약국의 PM2000 프로그램 상 의약품 조제시간이 빠른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고 처방전 상에 법정본인부담금이 기재돼있거나 지워진 흔적에 대한 부분을 이유로 At씨를 기소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으나 검찰이 불복해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