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가 아파야 돈을 버는 병원계의 현실이 '환자가 더욱 건강해져야 수입이 늘어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을 변화시켜야 한다."
"새로운 의료공급체계 모델 개발 및 시범사업 시행"
이왕준 대한병원협회 정책이사(現인천사랑의료재단 이사장)가 최근 서울대병원 대외정책실이 발간하는 대외정책포럼에서 "이제는 완전히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며 "새 의료공급체계 모델을 개발하고 시범사업을 시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이사는 "이번 메르스는 한국 일류 병원임을 자랑하던 삼성서울병원을 강타했고 그 과정에서 준비돼 있지 않은 상태의 신종감염병은 한국 의료의 민낯과 속살을 다 보여줬다"고 운을 뗐다.
메르스 사태가 사실상 종식되면서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에 대한 근본 개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이미 급속하게 확산돼 있는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의료공급체계가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 국민 의료보험제도'가 도입된 지 20여년이 흐른 시점에서 건강보험제도 혁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 중 최근 가장 주목 받는 논의는 우리나라 의료공급체계를 기존의 '행위별수가제'가 아닌 '제3의 보험지불방식'에 기초해 새로운 통합의료공급체계로 바꿔보자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미국의 ACO(Acountable Care Organization: 책임진료기구)나 CCO(Coordinated Care Organization: 조정진료기구)의 모델을 본격적으로 적용해 보자는 논의다.
이왕준 이사는 "우선 ACO는 1차 진료를 포함한 모든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책임진료기구'로 ACO는 대학병원, 병원, 의원, 요양원 등 기관을 운영 차원에서 한 그룹으로 묶는다"고 설명했다
할당된 환자들에게 고난도 수술에서부터 경증질환 치료, 원격진료까지 가능한 모든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이 이사는 "정부는 할당된 환자들에 대한 1인당 연간 급여액수를 정해 그 것만 지급한다"며 "ACO가 대학병원, 병원, 의원, 요양원의 급여비 분배율을 결정해 나누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단, 환자는 어느 의료기관에서나 진료를 받을 수 있고 그 환자의 정보에 대해서는 관계자들이라면 누구든 24시간 접근이 가능해야 한다.
이 이사는 "지불보상제도는 총액예산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특히 CCO 모델에서는 질적 인센티브를 제공해 성과 및 질적인 평가를 통해 차등 보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 평가 등 연계된 새 지불제도 도입 검토 시급"
그러면서 "통합의료, 연계의료, 포괄적 질병관리 기능, IT 의료 융합에 의한 혁신 모델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질 평가 및 질 향상과 연계된 평가제도와 지불제도 역시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제 혁신적 모델을 전격적으로 도입한 오레건 주의 시범사업은 지난 2년 동안 매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이사는 "응급실 방문율과 만성질환 입원비율이 줄었고 일차의료도 활성화됐다"며 "전자건강기록(Electronic Health Records; EHRs) 도입도 1년 사이 두 배로 늘어났다"고 해석했다.
가장 큰 특징은 질 평가에 따른 보상 체계다. 의료공급체계를 재정립하고 보다 환자 중심적이고 효율적 시스템을 구상하는 데 있어 미국 ACO의 문제의식과 개혁 담론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이사는 "민간부문이 압도적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적 상황에서는 미국에서처럼 의료공급체계의 혁신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의료 시장의 변화를 가져오기 어렵다"고 한계를 짚었다.
그는 "미국 책임의료기구(ACO)와 같은 정책을 통해 해당 지역주민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지역거점병원의 모델을 만든다는 확고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