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호철망이 설치돼있지 않은 정신병원 폐쇄병동에서 환자가 투신 자살한 사건에 대해 병원장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김수일)은 최근 업무상과실치사, 의료법위반, 정신보건법위반으로 기소된 서울 A정신건강의학과의원 H원장에게 700만원의 벌금형을 내렸다고 2일 밝혔다.
지난 2013년 5월, 환자 김 모씨는 성격장애와 강박증 의심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해당병원 폐쇄병동 4층에 입원했다.
이 병원은 환자들 자해 등을 예방하기 위해 폐쇄병동의 창문 크기를 성인이 쉽게 빠져나갈 수 없도록 가로, 세로 30cm 크기로 설치했고, 창문 역시 깨지지 않는 유리로 막아뒀다.
하지만 환자 A씨가 창문에 충격을 가해 막아둔 유리가 창틀에서 떨어져나갔고, 그는 창문 사이로 투신했다. 환자는 결국 골절상을 입고 상급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에 이르고 말았다.
검찰은 H원장을 정신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 의료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H원장이 A씨 입원과정에서 보호의무자의 입원 동의를 제대로 받지 않았고, 병원 창문에 별도의 보호철망을 설치하지 않아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이유에서다.
더불어, 또다른 정신질환자 B씨를 강박하고 혈전방지를 제대로 하지 못해 환자를 사망케한 혐의와 진료기록부에 서명을 40회 이상 누락시킨 혐의도 받았다.
법원은 H원장의 이 같은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1심은 병원 측이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해 환자들을 사망에 이르게 했으며, 김씨 유족과 합의하지 못한 점 등을 이유로 1000만원 벌금형을 내렸으나, 2심은 원장이 환자 유족과 민사소송에서 화해권고를 통해 화해했다는 점을 감안해 벌금을 700만원으로 감형했다.
재판부는 "창문이 비교적 작다는 이유만으로 별도의 보호철망을 설치하지 않은 과실이 있고, 유리가 창틀에서 떨어져나간 것은 건물을 건축한 시공업자만의 과실이 아니라 건물의 유지, 보수, 관리 책임자인 원장의 과실로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환자 B씨가 장기간 강박으로 혈전이 생겼고 의료진들이 강박과정에서 혈전생성 방지를 위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환자가 사망에 이르기 전 호흡곤란 등 증상을 보였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H원장이 업무상과실로 2명의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렀고, 의료기관 종사자로서 준수해야 할 법규를 위반했다”면서도 “초범인 점과 피해자 유족들과 합의했다”며 감형 이유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