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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진을 한 감염내과 측 소견에도 불구하고 의료진이 감염 처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병원이 유족에 손해배상을 하게 됐다.
서울고등법원 제17민사부는 최근 권모씨 유족이 A재단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한 1심을 취소하고 병원 측이 1600여만원을 손해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 2008년, 권씨는 숨이 차고 가래가 생기는 증세로 강릉 소재 A재단법인이 운영하는 병원을 방문했다.
하지만 권씨의 증세는 나아지지 않았다. 의사 김 씨가 거듭 흉부선 X선 검사를 재차 했지만 ‘심장이 커져있고, 판막수술 후 상태, 양측 늑막비후 소견, 폐실질에는 이상 소견이 없다’는 동일한 판독 의견이 나왔다.
집으로 돌아간 권씨는 가래 증상에 호흡마저 곤란해져 결국 다시 병원 응급실로 왔다. 응급실에 왔을 때만 해도 권씨가 언어소통이 가능했으나 갑자기 청색증이 나타났고 거품을 물기 시작했다.
이에 2년차 수련의 최모씨가 환자에게 응급 조치를 취했지만 의식은 회복되지 않았고, 저산소성 뇌손상이 발생했다.
의료진은 다시 권 씨에 대한 흉부X선 검사를 시행했고, 앞선 검사결과에 비해 심비대가 악화되고 양측 늑막액이 증가했으며 폐렴 의심 소견이 확인됐다.
결국 권씨는 반혼수와 사지마비 상태로 중환자실과 일반병실을 오가며 치료를 받아야했다.
그러던 중 권씨 소변에서 칸디다균이 확인됐고, 이후 발열을 동반한 패혈성 쇼크와 급성신부전이 발생했다.
당시 호흡기내과 의료진은 환자에게 발열 증상이 지속되자 감염내과에 협진을 의뢰했고, 감염내과는 발열 원인이 요로 감염에 의한 패혈증(칸디다 패혈증)이라는 취지의 회신을 보냈다.
호흡기내과 의료진은 항진균제인 플루코나졸을 투약하고 다시 감염내과에 협진을 의뢰했다.
감염내과는 '혈액배양검사를 추적해 칸디다균이 사라지지 않고 반복적으로 분리되는 경우 항진균제 치료를 반응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속적인 칸디다혈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중심정맥관을 제거하고 경식도 심초음파 검사를 통해 심내막염 진행이나 합병증 여부를 감별할 것으로 고려하라’는 취지의 회신에도 불구하고 호흡기내과 의료진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국 환자는 사망에 이르렀다. 부검결과 사인은 고도의 심비대, 인공판막심내막염,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나왔다.
유족은 의료상 과실로 권씨가 저산소성 뇌손상, 반혼수 및 사지마비로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며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병원 의료진이 칸디다균 감염에 대한 처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과실로, 칸디다 패혈성 쇼크가 발생,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항진균제 투약 조치를 했어야 했는데 특별한 사정없이 늦게 항진균제를 처방해 치료를 지연시켰다는 지적이다.
재판부는 “중심정맥관이 감염원으로 의심되는 경우라면 먼저 카테터를 제거해야 하고, 제거하지 않고 수액이나 혈액 등을 투여할 경우 혈액을 따라 균이 퍼질 수 있어 패혈증 발생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의 경우 대동맥 판막치환술을 받은 과거력이 있어 패혈증이 발생한 경우 심내막염으로 합병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에 대한 심잡음 청취 및 심초음파 검사를 가능한 빨리 시행해야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병원 감염내과로부터 협의진료에 대한 회신을 받았음에도 호흡기내과 의료진은 환자에게 항진균제를 투약하는 것 외에 특별한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환자가 고령이고 오래 전부터 당뇨, 고혈압, 심부전증 등으로 치료받고 있었던 점 등을 참작해 병원 측 손해배상 책임을 20%로 제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