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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조직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장관 내정을 했어야 한다. 보건부 분리, 복수차관제 도입, 질병관리본부 청 승격 등 여러 가지 안이 나왔다. 그에 대한 정리가 미흡했다고 본다.”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전문지기자협의회와 만나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에 대한 속내를 털어놨다.
메르스 사태 이후 복지부 조직 개편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오갔음에도 복지와 보건의 양극단을 오가는 장관 인선이 반복된 것을 고려할 때, 복지부 조직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는 게 그의 총평이다.
김춘진 위원장은 “결과적으로 정부는 현행 체계 유지를 결정했는데, 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며 "정진엽 복지부 장관 내정자는 평생 병원에 있으면서 교수를 한 분이다. 복지에는 전문성이 보이지 않는다. 복지 비용이 100조원인데 이를 효율적으로 집행할지 검증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6월 복지부를 보건의료부와 복지부로 분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분리가 어렵다면 적어도 복수차관제는 도입이 돼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그는 “보건과 복지 중 한쪽에 전문성이 있는 수장을 세우면 그 반대의 분야는 소홀히 다뤄지는 것이 사실이다. 두 분야에 모두에 정통한 사람이었으면 최고였을 것”이라며 조직 개편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을 간접적으로 토로했다.
"복지부 장관은 정치력 발휘해 예산당국 설득해야 하는 사람"
김 위원장은 복지부 장관의 가장 큰 역할을 “국무회의에서 보건복지가 대한민국 성장의 밑거름이라는 것, 결코 그냥 소모되는 비용이 아니라는 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해 국무위원을 설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건의료와 관련해 새로운 예산을 확보하려면 정치력이 있는 사람이 그 필요성을 과감하게 관철시켜야 한다. 보건의료 분야는 예산당국에 끌려 다니면 이룰 수 있는 게 없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의회와의 활발한 소통을 주문했다. 보건복지에 대한 틀을 만들어 정책을 끌고 나가기 위해서는 난제가 수두룩한데, 의회와의 소통으로 더 나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제언이다.
그는 “의회와 소통하는 것은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의회와 소통이 잘 되는 장관이 와야 하는 이유”라며 “인사청문회에서 꼼꼼히 볼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 장관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는 관례상 8월 마지막 주에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은 실질적 권한이 없는 인사청문회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복지부 장관의 경우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을 처리하지 않아도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할 수 있다.
그는 “인사청문회가 그저 청문회로 끝나는 한계가 있다. 물론 장관의 업무 수행능력보다 도덕적 검증에만 치우치는 성숙하지 못한 면도 있다"며 ”가장 중요한 덕목은 대한민국 보건복지 정책을 이끌어 나갈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 점을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건의료산업은 육성해야 하지만 정부 방법으로는 한계”
정 내정자 발표가 며칠 지나지 않아 원격의료 특허 출원 등의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의사 출신 장관을 앞세워 원격의료 등을 추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원격의료는 발전시켜야 할 분야임에는 틀림 없다. 다만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는 오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를 줄일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이 됐다면 가능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이 위험성을 줄여나가는 단계”라며 선을 그었다.
의사 출신 장관이 복지부 수장이 돼도 원격의료 관련 의료법을 심의하지 않고 있는 국회의 기본적 흐름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의사 출신 장관 내정은 의료인을 설득해 보건의료의 산업화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이같은 해석을 떠나 산업화에 대한 정부의 좁은 의미 해석 자체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큰 틀에서 보건의료 산업 육성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환자 진료와 관련된 산업화가 아닌 R&D 확대를 통한 의료기기, 제약 산업 육성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견해다.
그는 “보건의료 산업 발전은 추구해야 하지만 환자 진료를 통한 산업화는 한계가 있다”며 “의료는 인술에 기반 해야 한다. 의료기기와 제약의 발전에 따라 양쪽의 수레바퀴가 같이 가는 방향이 타당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