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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병원의 감염관리 강화를 위한 현실적인 수가 마련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의료기관이 감염관리와 관련해 청구할 수 있는 의료수가는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 신설된 ‘감염전문관리료’가 전부다.
복지부 고시에 따르면 중환자실을 운영하는 병원에서 감염내과 또는 감염소아과 전문의가 상근하는 요양기관에서 감염전문 관리를 실시하는 경우 30일에 1회 감염전문관리 비용 4600원을 산정할 수 있다.
하루 150원 꼴에 해당하는 감염수가로는 손 소독제를 비롯한 소독용품, 1회용 가운, 거즈 등 소모품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병원들의 토로다.
대한감염학회 최준용 보험이사는 “현재 수가체계에서는 감염관리를 위한 비용이 보전되지 않기 때문에 병원이 감염관리 전담인력을 고용하고, 소모품을 구입하는 등의 활동을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실제 감염학회가 병원이 감염관리에 필요한 소모품 연간 구입비용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보면 1000병상 규모의 의료기관 기준으로 소독제 1억2000만원, 손 위생제품 9800만원, 보호장비 6000만원 등 최소비용이 총 7억8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감염관리를 위한 전담인력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못한 것도 문제다. 현재 의료법상에서는 200병상 이상의 요양기관에 감염관리 전담인력을 두도록 하고 있어 병상규모가 아무리 커져도 1명 이상의 인력을 고용할 필요성이 없는 상태다.
정부 역시 이 같은 현실개선을 위해 지난 7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병원의 감염 예방·관리 강화와 관련된 건강보험 수가 개선 논의에 착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실제 어느 정도로 수가 인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의료계에서는 감염일반관리료를 통해 전체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수준을 높이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준용 보험이사는 “현재 지급되는 감염전문관리료는 일종의 컨설팅 비용인데 환자 1일 입원에 따라 감염관리를 위해 사용하는 비용에 대한 수가가 마련돼야 한다”며 “행위별 수가제가 아니라 일정자격을 갖춘 의료기관들에게 감염관리 활동에 따른 비용을 지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이사는 “메르스와 같은 감염과 관련된 사건이 터질 때만 반짝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 수가 마련을 통해 평소 의료기관에 전담인력 충원 및 감염관리 활동을 요구하면 국내 의료기관의 전체적인 감염관리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