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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메르스에 대한 업계 지원책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의료기관, 제약 분야와 전체 산업 규모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 이상 지원책을 요구해 실질적인 객관성이 결여돼 보인다.
최근 협회는 보건복지부에 정책적 지원을 바라는 공식 요청서를 전달했다. 이번 공문에는 의료기기 업계가 겪은 직간접적인 손실을 알리는 내용이 주로 포함됐다.
특히 협회는 6월과 7월 피해규모를 최대 3800억원으로 추정했다. 추정 근거에 대해서는 업계 월평균 매출 감소율과 지난 7월 중순 단 1주일 동안 진행된 자체 조사 결과를 내세웠다.
협회는 “업계 월평균 매출 감소율은 약 18.5%이었으며, 7월까지 피해액을 합하면 직접 피해액 규모는 약 3800억원으로 추산된다”며 “이에 앞서 한국제약협회가 발표한 직접 피해 규모액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료기기는 의료기관에서의 검사, 처치 및 수술 시 사용된다”며 “의료기관의 외래환자 및 입원환자 감소와 비례해 매출감소율이 나타나는 형국”이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응급 수술(emergency surgery) 외 계획된 수술(planed surgery 또는 elective surgery) 일정은 대다수 취소됐다”며 “메르스 종식 이후에도 손실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추가로 협회는 “상대적으로 더 작은 산업 규모(제약 산업 비교 약 30% 수준)를 지닌 의료기기 산업은 체감하는 손실규모는 현저히 크다”고 피력했다.
즉, 협회 스스로가 제약보다 의료기기 분야가 산업 규모가 훨씬 작다는 사실을 스스로가 인정한 셈이다. 그런 측면에서 제약계와 동일한 수준의 보상액을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의료기기산업협회 측 주장이 다소 현실성이 결여되는 이유는 또 있다. 대한병원협회와 너무나 다른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대한병원협회는 박상근 회장 주도 아래 여당과 야당을 가리지 않고, 긴밀하게 피해 규모를 전파해왔다.
그 결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메르스 피해 의료기관 보상액으로 당초 5000억원을 제안토록 만드는 성과를 거뒀다. 아쉽게도 최종 보상액은 2500억원으로 결정됐다.
반면 이번 의료기기산업협회가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거의 없다. 영업사원 방문 제한으로 영업 손실이 증가했으며, 임상시험 등 R&D 투자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단편적 사실만 열거됐다.
현재 의료기관 지원책마저 대폭 삭감에 나선 정부 당국이 의료기기산업협회 측 주장에 어느 정도 관심을 기울일지 미지수다.
이에 따라 메르스 관련 업계 피해보상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책정될지 예상하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더욱이 올해 초 출범한 황휘 집행부가 이번 메르스 관련 업계 피해보상을 완만히 해결하지 못할 경우 임기 초반부터 회원사들로부터 상당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다.
이미 황휘 회장이 중점 공약으로 내세운 ‘1:1 매칭 프로그램’이 일부 글로벌 기업과 국내 제조사로부터 오히려 껄끄러운 관계를 형성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황휘 회장이 임기 초반부터 갑작스럽게 닥친 현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성과를 창출해낼 수 있을지 업계 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