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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살인 공소시효 폐지를 계기로 국가의 처벌기한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에도 '무기한'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면허정지 등 의료법 위반에 대한 행정처분 시기 논란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최근 허위・부당청구에 대해 영업정지 명령 후 2년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내려진 복지부의 면허정지 처분은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지연이 될 사유가 있었고, 자격정지 처분을 예견할 수 있었다는 취지였다.
사건의 발단은 서울 동대문구 C 한의원 A원장이 2006년 1월1일부터 2009년 1월21일까지 8375건의 허위 진료를 통해 총 1억4608만원 상당의 진료비를 청구하면서 불거졌다.
현지조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복지부는 2009년 12월31일 C 한의원에 대해 업무정지 136일의 처분을 내렸고, 연이어 2010년 4월 A원장을 사기죄로 고소했다.
이에 A원장은 허위청구를 부정하며 업무정지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행정법원은 사기죄 판결이 업무정지 요건에 해당하는 허위청구 유무에 대한 심판인 만큼 형사재판 결과를 기다리도록 했다.
결국 형사법원은 2012년 4월26일 9128만원 상당의 급여비용이 허위 청구된 점을 인정해 벌금 2000만원을 판결했고, 이에 행정법원은 2013년 2월 업무정지 96일로 조정권고하며 업무정지 처분이 타당하다고 인정했다.
문제는 소송 등으로 일정이 늦춰지며 업무정지 처분 2년 6개월이 지난 후에서야 면허정지 처분이 내려졌다는 점이다. A원장은 실효의 법리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실효의 법리'란 장기간 조치를 취하지 않아 권리행사는 없을 것이라고 믿을 만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이뤄진 조치는 신의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고 대항할 수 있도록 인정해주는 법률이론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업무정지 처분은 요양기관 행위를 대상으로 하는 반면 면허정지는 의료인의 일탈행위 자체를 제재하는 것으 목적 및 처분대상이 달라 이중처벌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자격정지 처분이 유죄판결에 뒤따를 것임을 통상적으로 예견할 수 있는데다 판결 확정일로부터 2달도 경과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효의 법리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재판결과를 기다리는 등 통상적으로 인정할 만한 합당한 사유가 있다면 행정처분이 다소 지연 처리됐다고 하더라도 정당한 권리행사로 볼 수 있다는 판결"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의료계는 "현행 규정상 행정처분의 실효에 관한 기준이 없어 이번 판결로 행정처분이 지연처리되는 것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닐지 우려된다"며 "행정처분에 대한 명확한 시효가 정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상임이사회를 열어 의료법상 행정처분에 시효를 정하는 등 제도화 필요성을 거론하며 의료인 행정처분 시효 제도에 관한 대회원 설문조사를 실시키로 의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