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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방서 여환자 성폭력"…美의사 폭로 글 파문
[ 2015년 08월 20일 18시 10분 ]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미국에서 의사들이 수술실에서 마취상태인 여환자를 대상으로 성폭행에 가까운 일을 스스럼없이 저지른다는 폭로성 글이 유명 의학지에 실려 파문이 일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내과학회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에세이 형식으로 게재된 글에서 익명의 저자는 자신이 듣고, 또 직접 경험한 수술실 내 성폭력 등의 사례를 상세하게 묘사했다.

 

개업의로서 의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기도 한 저자는 의학의 인간애와 관련한 과목을 가르치던 도중 학생들에게 "혹시 병원 경험과 관련해 용서할 사람이 있는 학생?"이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한 학생이 자신이 수술실에 들어가 직접 목격했던 경험담을 들려줬다. 자궁적출 수술을 받기 위해 전신마취를 하고 누워 있는 여성 환자의 수술 부위를 닦던 한 의사가 웃으면서 "분명 이 여자도 즐기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학생은 이 의사의 말과 행동에 충격을 받았지만, 당시로서는 자신도 따라 웃을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고 에세이의 저자는 소개했다.

 

이 학생의 고백에 저자는 자신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의대 3학년이던 시절 한 산모가 분만 도중 갑자기 피가 솟구치는 응급 상황이 발생했는데, 담당 레지던트가 산모의 자궁을 마사지해 피를 멎게 한 뒤 음란한 말을 내뱉고 음란한 춤까지 췄다는 것이다.

 

WP는 의료계 치부를 드러내는 이런 글이 의사 스스로에 의해, 그것도 1927년 창간된 전통있는 의학지에 게재됐다는 사실이 놀랍다면서 그 파장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미국의대생협회의 데버러 홀 회장은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에 "의대생들은 서열 맨 아래에 있기 때문에 수술방 안에서 반대 의사를 나타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심장 및 역학 전문가인 할런 크럼홀츠 예일대 교수는 "그런 행동들이 보고될 수 있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독립적인 외부 기관이 이 문제에 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틴 레인 내과학회보 편집장은 "이 글을 실어야 할지를 두고 많은 토의를 거쳤고 의견도 크게 갈렸지만 결국 의료계의 어두운 면을 폭로하기로 했다"며 "글에 묘사된 사례들에는 여성혐오, 성폭력, 인종주의 등이 드러나 있다"고 말했다.

 

의료진의 수술실 내 부적절한 행동은 지난해 말 중국에서도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수술도중 단체로 찍은 셀카 사진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올라오면서 누리꾼들의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07년 한 내과의원 원장이 수면내시경을 받는 여성환자 여럿을 마취 상태에서 성폭행했다가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연합뉴스 y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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