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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대학병원 신경과 교수 A씨의 왼팔에 마비가 왔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점차 팔을 쓸 수 없을 정도가 됐다. 결국 그는 개인적 조치를 뒤로하고 같은 병원 신경외과를 찾았다. 결과는 목디스크였다.
최소침습수술을 받았고 건강을 회복했다. 하지만 병원은 날벼락을 맞았다. 수술에 들어간 300여만원의 진료비가 모두 삭감됐다. 심지어 급여기준에 맞지 않는 수술을 시행했다는 이유로 마취료까지 받지 못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충분한 보존적요법이 이뤄지지 않았고 진행성 마비로 수술을 즉각 진행하기엔 임상적 자료가 부족하다”는 답변이 나왔다. 병원은 삭감된 진료비 대부분을 돌려받을 수 없었다.
문제는 A교수의 사례가 특별한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직접 A교수를 수술한 신경외과 교수 B씨는 유사한 사례를 추가로 언급하며 심평원의 급여기준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과 불만을 토로했다.
그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지출을 줄이기 위한 시각에서 급여기준이 설정돼 실제 임상현상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특히 심사시 고려되는 것은 환자의 상태나 임상적 판단이 아닌 영상검사 자료나 진료기록부 상의 글들이기에 간혹 A교수 사례처럼 충분한 자료가 없을 경우 삭감은 자명하다는 것이다.
이에 B교수는 “최근 2년간 척추수술이 줄었다. 심평원의 심사 때문”이라며 “큰 병원들은 일정금액 삭감을 감안하고 예산을 편성하기도 하고,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병원이나 전문병원은 비급여 진료를 늘려 이를 충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경직된 심사기준이 비급여 진료를 늘리는 바탕이 됐다는 지적이다. 자료에만 집착해 현장을 보지 못하는 모습에 대한 아쉬움의 표현이기도 했다.
그는 “최소침습 등 최신 술기에 대한 기준이나 판단이 과거를 기점으로 하고 있어 현실과 동떨어진 심사결과가 나온다”며 “심평원의 기준데로 환자를 치료할 경우 오히려 환자의 고통과 부담만 늘어난다”고 답답함을 표했다.
이어 “정말 환자를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근본적으로 현실과 맞지 않는 기준과 잣대는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B교수와 같은 경험과 생각을 가진 의사들이 최근 심평원에 심사실명제와 심사분리제 등의 도입을 촉구하기도 했다. 베일 속에 감춰진 심사자들을 더 이상 믿을 수 없으니 이름이든 소속이든 공개하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심평원은 일련의 요구들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심평원 관계자는 “의견 검토는 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심평원 심사와 심사조정, 심의 등에 대한 임상현장에서의 불만이 팽배한 모습이다. 심평원은 지속가능한 심사평가시스템 및 신뢰 회복을 다짐했지만 의료계의 불신은 여전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