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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으로부터 출근을 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은 뒤 출근을 하지 않은 의사가 "근로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임금 중 일부를 요구하며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법원은 병원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방법원(판사 차은경)이 최근 의사 김 모씨가 의료법인 A재단을 상대로 낸 임금 소송을 기각했다고 11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 2013년 12월 말 A재단이 운영하는 C병원에서 지난해 1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월급여 800만원을 받고 병원장으로 근무하기로 하는 근로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부터 이 병원에서 근무하던 김 씨는 3달만에 해당 병원 부원장으로부터 '출근을 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후 김 씨는 출근을 하지 않았다.
C병원은 계약에 따라 김 씨에게 4월까지의 급여를 지급했다. 이에 앞서 2013년 9월 법원은 해당 병원에 대해 회생절차를 개시하려했으나 2014년 5월 회생절차가 페지된 바 있었다.
결국, 김 씨는 자신의 임금 피해를 주장하며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김씨는 “병원의 귀책사유로 근로 제공을 못하게 된 것이므로 병원이 의사에게 해당 계약에 따른 임금 중 일부인 2014년 3월부터 12월까지의 임금 8000만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병원 측은 “이 계약은 회생절차개시결정 이후 법원 허가 없이 체결돼 무효”라며 “의사가 2014년 4월 이후 이 병원에서 근무하지 않아 퇴직처리됐으므로 병원이 김 씨에게 계약에 따른 급여지급 의무가 없다”고 반박했다.
법원은 의사 김씨의 임금 청구를 기각하며 병원 손을 들어줬다. 다만, 근로계약 자체가 ‘무효’라는 병원 측 주장도 인정되지 않았다. 차은경 판사는 “회생법원이 계약체결 행위를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하는 행위’로 지정한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병원 주장은 이유가 없고 계약이 무효라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계약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전제에서 김씨가 병원에 2014년 4월 이후의 급여지급을 구하는 임금 청구는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차 판사는 “계약의 합의해지는 명시적인 경우뿐만 아니라 묵시적으로도 이뤄질 수 있는데 김 씨가 병원에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직후 병원에 출근하지 않았고, 이는 계약을 실현할 의사가 없음을 표시하는 것으로 묵시적으로 계약이 해지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김 씨가 병원에서 계속 근로를 제공할 의사를 내비치거나, 병원이 김 씨의 근로제공을 방해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