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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들을 살리기 위해 투입됐던 에크모(ECMO, Extra Corporeal Membrane Oxygenator)가 일반환자 적용에는 여전히 ‘삭감’이라는 걸림돌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크모는 심장과 폐 기능이 떨어진 환자의 체내 산소 포화도를 높이기 위해 혈액을 몸 밖으로 빼내 산소를 공급한 뒤 다시 혈액을 환자 몸 안으로 넣어주는 의료기기다.
메르스 사태 당시에는 에크모 사용에 따른 삭감은 없다며 환자를 살리는데 주력했던 정부가 일반 환자들에게는 일관성과 현실성 없는 심사기준을 들이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9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가 공개한 삭감사례를 보면 폐 이식을 거부한 50대 남자 환자의 에크모 치료는 무의미한 것으로 판단돼 삭감됐다.
의료진의 회복 불가능 소견에 따라 폐 이식 명단에서 제외된 순간부터 에크모 적용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심평원의 판단이다.
하지만 해당 환자의 에크모 시술을 맡았던 흉부외과 교수는 “당시 소견으로는 회복이 불가능해 보여 심평원에 에크모 유지 여부를 문의했지만 답해줄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환자가 의식이 또렷한 상태로 폐 이식은 거부했지만 에크모를 떼지 말 것을 의료진에게 요청했었다”며 “에크모를 떼면 환자가 죽는데 기기를 유지해달라는 환자측 의견을 무시하고 어떻게 중단할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만약 메르스 환자였다면 생명을 살리는 기적의 장치가 삭감으로 인한 병원의 손해를 야기하는 골칫덩이가 된 것이다.
“사망자에 몰린 에크모 삭감…생명 최전선 의사 위축시켜”
무엇보다 흉부외과 의사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삭감사례가 사망환자에 집중돼 에크모는 환자가 사망하면 삭감되는 의료기기라는 오명이 짙어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소재 A병원의 경우 에크모 시행으로 환자들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삭감율이 20%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삭감 건수가 사망환자에 집중돼 있는 형국으로 전체 생존율은 60%지만 삭감사례를 제외한 에크모 시행 생존율은 70%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일반적으로 미국 등에서 에크모 생존율은 40~50% 수준이고 의료기술이 뛰어난 선도병원들의 생존율은 50% 후반대로 알려져 있다.
심평원의 삭감 기준대로 필요한 환자에게만 에크모를 시행했을 경우 예측되는 A병원의 생존율 70%는 비정상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A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삭감되지 않은 사례처럼 생존율을 비정상적으로 높이라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케이스들은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적응증 및 금기증 등에도 병원과 의료진마다 살릴 수 있는 케이스가 있는데 현재 심평원은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환자 사례에 따라 비급여로 에크모 시행여부를 진행하겠다는 등의 방법은 하나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환자가 사망하면 삭감될 가능성만 높이는 것은 생명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사들을 위축시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