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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사 장점, 외과서 더 크게 발휘될 수 있어"
최승혜 가톨릭 외과여의사회장 "외과의사라는 것에 대해 큰 보람"
[ 2015년 10월 04일 20시 00분 ]

“환자 한 분으로부터 ‘선생님이 건강하셔야 되요, 그리고 저보다 오래 사셔야 해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존재감을 느꼈다.”


“아침 첫 케이스 수술에 들어가 계속 수술방에서 수술하고 야간 당직이라 또 수술했다. 다음날 아침 해가 뜰 때 수술을 종료하고, 다시 첫 케이스 수술에 들어갈 때 내가 환자를 위해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상대적으로 많은 체력이 요구되면서 남성주의 문화가 강한 외과 분야에도 여의사 진출이 늘고 있다.


로봇수술, 복강경수술 등 흉터를 최소화하는 방식의 외과수술이 많아지면서 여의사의 섬세함과 꼼꼼함, 환자들과의 소통 확대는 수술 수행도를 높이는데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외과학교실은 최근 외과 여의사의 발전과 후배양성에 힘쓰고자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외과 여의사회’를 구성했다.


최승혜 초대회장(성바오로병원 외과)[사진]은 지난 4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외과는 병원 및 대학 발전에 핵심이 되는 기본 과목”이라며 “이제라도 중요도를 인식, 지원을 결정한 부분에 외과의로써 고마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간 이곳 외과학교실의 여의사들은 소규모 그룹을 이뤄 사적으로 많게는 연간 3~4회 만남을 가져왔다. 특히 전문의시험, 임용 등에 앞서 서로를 격려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그는 “후배 여의사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서로 돕자는 생각이 막연히 들어 개인적으로는 정기 모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왔다”면서 “재단 차원의 외과에 대한 지원은 이를 구체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최승혜 교수는 지난 1988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했다. 국내 전체 외과 여의사가 15명에 불과했던 시기 외과를 선택한 그는 이후 10년간 주변으로부터 “왜 외과냐”는 질문에 시달려야 했다.


대한민국 의료현실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생각하는 외과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 때문이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과다한 업무량, 불규칙한 라이프스타일, 성 차별 등 업무 수행에 어려움도 컸다.


하지만 최승혜 회장은 “외과 선택은 남에게 도움을 받기보다 내가 무언가 해줄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면서 “이는 여의사뿐만 아니라 모든 외과 의사들이 가진 사명감”이라고 강조했다.


"'숙녀의 손' 뿐만 아니라 '사자의 심장'까지 지녀야"


최승혜 회장은 영국의 병원에서 곧잘 인용되는 오래된 속담인 ‘훌륭한 외과의사의 조건’을 언급, 여의사의 발전 가능성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속담에서 외과의는 ▲독수리의 눈(예리함) ▲사자의 심장(담대함) ▲숙녀의 손(섬세함)을 갖춰야 한다.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는 경험과 강인하고 결단력이 있어야 하는 동시에 부드럽고 친절하고 사려 깊어야 한다는 의미다.


최 회장은 “외과 수술의 방향이 남성다운 과격함이 사라져가는 현실에서 환자와의 교감과 배려심이 큰 여의사들에게 더 큰 기회가 되고 있다”면서 “간호사 등 타 직종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등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외과학교실은 총 51명의 여의사가 소속돼 있다. 국내 외과 여의사 중 10% 이상의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입학생의 경우 총 419명 중 여학생이 192명으로 전체 비율의 45.8%를 차지한다. 심지어 2014년도의 경우 남학생 44명, 여학생 49명으로 남녀 비율이 역전되는 현상을 보였다.


최승혜 회장은 “이 같은 분위기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멋진 의사를 꿈꿔왔다면 고달픈 삶이지만 그 속에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외과의사에 한번쯤 도전해볼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외과 여의사회가 최근 실시한 ‘외과를 선택한 계기’를 묻는 설문에서는 ▲가장 의사다운 과라서 ▲손으로 환자를 구할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어서 ▲막연하게 하고 싶어서 ▲수술 후 환자들이 호전되는 경과를 보면 보람을 느껴서 등의 답(答)이 많았다.


그는 “모든 직업에서 찾아볼 수 있듯 직업이 가진 본질에 충실할 때 가장 행복감,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면서 “여의사회는 의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과목이 외과라는 사실을 멘토링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백성주기자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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