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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다른 직군보다 더 높은 도덕적 기준을 유지해야 하는가."
의료인의 ‘도덕적 해이’가 잇따라 도마위에 올려지고 있는 가운데 의사라는 직업의 본질적 목표, 도덕적 책무 등에 대해 사유해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지난 5일 저녁 7시30분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의료윤리연구회가 주최한 ‘Practice(실무)란 무엇인가? 실천의로서 의술’이라는 주제로 가톨릭대 의과대학 인문사회의학과 김수정 교수의 강연이 있었다.
이날 김 교수가 전하는 핵심 메시지는 ‘본질로 돌아가자’는 것이었다.
김 교수는 “구제역이 유행했을 당시 많은 수의사들이 가축을 죽이는 일에 한 몫했다. 본래 수의사는 가축을 돌보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의료인이 사람을 죽이는 행위에 참여해도 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의료의 본질적 목표는 질병예방과 치유인데, 의학윤리교수 에드먼드 펠레그리노(Edmund D Pellegrino) 교수는 낙태와 안락사 등은 의료의 본질을 침해하는 행위로 봤다”고 설명했다.
의료인 선서가 갖는 의미에 대한 풀이도 이어졌다.
김 교수는 “‘환자 취약성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이는 의사 개인의 이윤이나 특권, 권력을 위한 수단으로 환자를 이용하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의료에 대한 사회 기대에 따라 구체적인 목표도 달라지는데, 과거에는 ‘도덕적이고 기술적인 권위자, 상냥하고 존경받는 의사’의 모습이라면 현대는 ‘환자의 자기결정 수호자, 촉진자, 옹호자로서 의사 등 환자와 의사 간 관계가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의사에게 다른 직군에 비해 더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둬야 하느냐’는 물음에 대한 성찰도 이어졌다.
김 교수는 “오늘날 환자와 의사간 ‘계약’이라는 개념이 우선시 되고 이에 따라 ‘자기이익’ 정서가 팽배해지면서 의료윤리의 위기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구나 열악하고 왜곡된 의료체계 속에서 의사들에게 강한 도덕적 책무만을 요구하는 것에 대한 반문도 있다. 하지만 의사는 도덕적 기준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며 “의료는 본질적으로 환자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든 의사가 처하게 되는 불가피한 도덕적 공범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의사가 처한 현실과 의사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기준 사이에서 어떠한 결정과 판단이 더 옳고 그르냐고 답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의 본질로 돌아가자'는 말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 청중은 "내가 대학시절에는 인문사회의학이라는 수업을 들어볼 수 없었는데 놀랍다"며 "의사로서 본질적인 목표에 대해 철학적인 성찰을 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