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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기도 후 병원 응급실로 후송된 환자와 가족이 의료상 과실을 주장하며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5민사부는 최근 환자 이모씨와 그의 가족이 용인시 소재 G병원과 A대학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기각했다고 8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2010년 목을 메 자살을 시도했다가 발견돼 G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당시 이씨는 의식이 혼미하고 동공반사가 감소돼있는 상태였다. 이에 G병원 의료진은 응급처치를 시행했다.
이씨의 호흡과 동공반사는 회복됐지만,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인해 의사소통이나 지시 수행이 전혀 불가능한 상태가 지속됐다.
그런데 의료진이 이씨의 경과관찰을 하던 중 이씨의 아래 앞니 1개가 흔들리고 있는 것을 확인됐다. 이틀 뒤 치아는 결손돼 보이지 않았고, 흉부 엑스레이 검사결과 치아가 우측 폐로 흡인된 것으로 확인했다.
이후 의료진은 기관지 내시경으로 치아를 흡입해 제거하려 했으나 실패를 거듭했다. 결국 해당병원은 A대학병원으로 환자를 전원 조치했다.
A대학병원 의료진은 환자 이씨가 치아 흡인으로 기관지가 폐쇄돼 폐쇄성 폐렴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이후 내시경을 이용해 흡인된 치아를 제거하려 했지만 치아가 오른쪽 폐하엽 부위에 쐐기모양으로 박혀있어 제거에 실패하고 말았다.
치아 제거에 거듭 실패한 A대학병원 측은 결국 우측 폐하엽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을 시행했다. 그런데 이틀이 지나 이 씨의 호흡이 불안정하고 자발적인 객담 배출이 불가능한 상태를 보였다.
병원 측은 다시 인공호흡기를 부착하고, 흉부방사선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이 씨에게서 폐렴 소견이 발견됐고 급성호흡곤란 증후군을 보였다.
의료진은 지속적으로 항생제와 수액 투여, 폐포 복원술을 시행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이에 의료진은 체외막산소화요법 '에크모' 치료를 시작했다가 이후 중단했고 계속 보존치료를 했지만 이 씨의 의식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이씨는 이후 재활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현재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인한 의식 및 인지기능 저하, 좌측 중뇌동맥 뇌경색으로 인한 우측 편부전마비, 폐섬유화증 등의 증상을 보이는 상태다.
환자 가족은 두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환자 측은 "G병원 의료진이 이 씨가 치아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을 인식했음에도 치아의 기도 흡인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게을리했고, 이후에도 폐로 흡인된 치아를 상당기간 그대로 방치했으며 상급병원으로의 전원조치를 지연한 의료상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A대학병원에 대해서는 "폐손상 위험이 있는 기관지 내시경 시술을 최대한 자제하고 이씨의 폐렴 증세가 안정된 이후 폐 절제술을 실시했어야 했는데, 무리하게 기관지 내시경 시술을 실시하다 치아 제거에 실패했고, 폐렴 증세를 보이던 이 씨에게 곧장 폐 절제술을 시행해 상태를 더 악화시킨 과실이 있다"며 손해 배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병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 씨가 자살기도로 뇌손상을 받은 상태였고, 흔들리던 치아를 무리하게 발치할 경우 발치 부위의 조직 회복이 지연되고 출열이나 감염 등으로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G병원에는 치과 과목이 개설돼있지 않아 협진이 불가능한 상태였고 G병원 의료진의 조치가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다"며 "의료상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대학병원도 일반적으로 폐렴환자에 대해 객담 배출 또는 객담검사를 통한 원인균 동정을 위해 기관지 내시경을 시행하고 있으므로, 폐손상 위험을 이유로 의료진이 기관지 내시경 시술을 최대한 자제했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일반적인 의학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이 씨의 경우 치아가 폐로 흡인돼 폐쇄성 폐렴을 유발한 것이므로 이를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폐렴 호전을 기대할 수 없었고 폐렴이 악화돼 이 씨가 사망하게 되는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며 "병원이 무리하게 기관지 내시경 시술과 폐절재술을 시행해 원고 이 씨 상태를 악화시킨 의료상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