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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사지(死地) 강남을 출마 전현희 前 의원
내년 20대 총선 출마 공식 선언, "소명(召命)으로서의 정치 실현"
[ 2015년 10월 15일 20시 00분 ]

 

“정치란 열정과 균형적 판단 모두를 가지고 단단한 널빤지를 강하게 그리고 서서히 구멍 뚫는 작업이다. 만약 이 세상에서 불가능한 것을 이루고자 몇 번이고 되풀이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아마 가능한 것마저도 성취하지 못했을 것이다.”

 

‘소명으로서의 정치’로 유명한 정치학자 막스 베버가 한 말이다. ‘한국판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실현해가는 정치인이 있다. 치과의사에서 변호사, 또 정치인으로 활약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전현희 전(前) 의원이다.

 

그는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잘 닦여진 대로(大路)의 평탄함을 마다하고 잡초와 수풀이 무성한 길을 험한 길을 선택했다. 그는 그 이유를 ‘소명(召命)’이라 설명했다. 변호사 사무실 한켠에 쓰여 있는 글귀대로 ‘세상을 바꾸기 위한 멋진 도구’로 사용되고, 삶의 마지막 순간 스스로 뿌듯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그런 그가 내년 20대 총선 '강남을'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여당 강남 불패(不敗)’ 신화를 타파하고, 의료인 출신 여성 비례대표의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각오다. 이번에는 어떤 소명을 느꼈을까. 그를 만나봤다.

 

Q. 18대 국회의원 임기가 끝난 후 어떻게 지냈는지

 

국회의원을 마친 후 사회적 봉사에 대한 열망이 커 평소 관심이 있던 환경과 국제통상 문제가 접목된 2014 인천아시안게임 저탄소친환경 위원장직을 맡아 활동했다. 줄넘기가 저탄소 스포츠라는 사실도 우연히 접하게 돼, 올해 초에는 전국줄넘기협회를 통합한 '줄넘기총연맹'을 창단하고 총재직을 수행하고 있다. 또 지난 6월부터는 변호사 사무실을 시작했다. 서민과 약자를 위한 변호인으로서 법이 공정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국민을 돕고 싶은 소명 때문이었다. 특히, 이곳에서 20대 총선을 준비해나갈 예정이라 앞으로 더 특별한 공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Q. 출마 결심 이유가 있다면

 

정치인은 희생과 봉사하는 사람이다. 정치를 통해 사회적 약자에게 내가 가진 능력을 쓰고 싶다. 그래서 일터이자 10년 이상 거주한 제2의 고향인 강남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현재 강남은 늙어가고 있다. 이제 변화해야 할 때다. 보통 강남은 대한민국 성공의 상징이자 기회의 땅으로 여기지만, 실제 강남은 서울 25개 지역 중 기초생활수급자와 임대아파트 거주자가 일곱 번째로 많은 지역이다. 화려한 이미지와 다른 부분이 참 많다. 그럼에도 강남은 변화가 없는 지역이다. 차량 정체도 심하며 낡고 오래된 아파트도 많다. ‘비만과 성인병에 걸린 지역’처럼 말이다. 강남을 새롭게 바꾸는 데 물꼬를 트고 싶다.

 

Q. 전통적으로 강남권은 보수정당에 유리하다. 험로가 예상되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지역구를 강남권으로 선택한 것이 무모해 보일지 몰라도, 이번 도전과 모험은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믿는다. 역사를 돌아보면 세상을 진보시킨 것은 결국 불가능해 보이는 현실에 대한 과감한 도전과 시도에서 시작됐다. 또한 새로움에 도전해 변화의 물결을 만들어낼 때 새정치민주연합이 국민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이번 도전이 한국 정치 변화의 시작점이 됐으면 좋겠다. 

 

“위험한 정책을 밀어부치는 정부를 두고 볼 수 없다”

 

 

Q. 최근 개인 SNS에 전자건강보험증 도입을 우려하는 글을 올렸는데

 

전자건강보험증 도입에 대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 모두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도 건강보험공단은 IC카드 도입이 DUR과 비교해 감염병 대응에 더 효과적이라며 계속 도입 필요성을 피력하고 있다. 사실 전자건강보험증은 국민 정서상 거부돼 왔던 이슈다.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5000만개 이상의 전자건강보험증을 만드는 데 비용이 적지 않다. 게다가 환자들이 전자건강보험증을 항상 지참한다고 가정하기도 어렵다. 진료단계에서부터 수진자 본인확인이 이뤄질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Q. 건강정보보호법 제정을 보건복지부와 새누리당이 논의 중이다. 18대 국회 때 관련 법안 발의자로서 조언을 한다면

 

정부가 개인의료정보 보호를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국민의 소중한 건강정보를 매매토록 방치해왔다. 지금까지 추진한 정책은 대형 전산업체에 특혜를 주는 방향이었다. 개인의료정보를 관리하는 전산업체가 환자 등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자료를 접속, 열람, 무단 판매하는 것을 사전에 막을 실질적 방법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최소한의 정보관리시스템 구축, 진료정보 활용 억제 등의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 환자와 의학발전을 위해, 즉 국민의 건강을 위해 환자 정보가 잘 보관, 활용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

 

Q. 18대 국회 당시 발의한 ‘의료인 폭행방지법’이 수정돼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수정안에 대한 평가를 하면

 

18대 국회 때 진료환경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의료인 폭행 방지법을 발의했으나 아쉽게 통과되지 못했다. 의료기관에서는 여전히 폭행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의료인 폭행방지법은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 최근 의료인에 대한 폭언 및 폭행 사건이 언론을 통해 많이 드러나면서 법안 필요성에 대한 국회와 시민사회단체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Q. 18대 국회 때 상담수가를 제안했다. 의료 현장을 알기 때문에 꺼낼 수 있었던 제안이다. 이제야 조금씩 도입되고 있는데

 

의료인과 국민이 함께 살기 위해 국가가 보건의료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환자들에 대한 충분한 설명은 의료인이 이행하지 않을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는, 법적으로도 강제되는 의무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수가를 보장해주는 것이 맞다. 의료인에게 막연한 희생을 강요하기 보다는 국가에서 법적, 제도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환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정의화 국회의장 가장 존경"

 

Q. ‘치과의사 출신 변호사’는 전현희 전 의원을 대표하는 상징어다. 의미가 있다면

 

치과의사 출신 변호사라는 직함은 이력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소명의식을 상징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초보 변호사 시절, 수혈을 통해 에이즈에 감염된 혈우병 환자들을 위해 거대 제약회사의 비리를 고발하고 10여 년간 소송을 진행했다. 의료인 출신이 아니었다면, 만나지 않았을 사건이었다. 또 의료인으로서의 소명의식이 발현되지 않았다면 맡지 않았을 수도 있다. 상대가 거대 제약회사였던 터라 초보 변호사가 감당하기엔 벅찰 정도의 압박을 해왔다. 사명감 하나로 버티며, 보도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고, 1인 시위도 했다. 쉽지 않았다. 그래서 직접 국회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법과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승소했다. 의료인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전현희는 없다.

 

Q. 의료인 출신 정치인 중 존경하는 인물이 있다면

 

정의화 국회의장은 의료계가 배출한 대표적인 정치인으로, 균형감 있는 국회 운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근) 사태를 보면서 의료인 출신 국회의원이 왜 필요한 지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국가방역이 뚫리면 국가경제 전체가 흔들리고 수많은 생명이 허망하게 목숨을 잃는다. 의료업계에 산적한 현안 해결을 위해 노력해 오신 모든 분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Q. 의료계에 하고 싶은 말은

 

히포크라테스의 초심을 잃지 말아달라고 당부를 드리면서 환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헌신하는 의료인에게 감사와 존경의 박수를 표하고 싶다. 한 명의 의사가 만들어지기 위해 얼마나 힘든 시간을 이겨내야 하는지는 의사가 아니라면 실감하기 어렵다. 밖에서 보면 번듯한 직업이지만 늘 격무에 시달린다. 게다가 요즘은 경제적으로 풍족한 직업도 아니다. 그렇기에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생명을 다루는 의사는 우리 사회에서 존경받아 마땅하다. 또한 의사들 역시 그에 응당한 자세로 사회 발전을 위해 함께해주길 바란다.

민정혜기자 mjh_nuit@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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