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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외과의는 멸종 위기종이다.”
조태준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정형외과분과장이 16일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열린 개원 30주년 병원 의료정책심포지엄에서 소아 외과의 확보 어려움을 토로하며 한 말이다.
외과의사 품귀현상은 우리나라 의료계의 오랜 난제지만 외과 앞에 ‘소아’가 덧붙으면 그 심각성은 더해진다.
어린이병원 소아 외과의는 소아 내과의에 비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대어린이병원의 경우 소아 외과의 30여명을 확보해 소아 내과의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이는 어린이병원의 선도적 역할을 해온 서울대만의 경쟁력이다.
나머지 병원은 차이가 크다. 병상당 의사 수를 살펴보면 그 간극이 여실히 드러난다. 부산대어린이병원 등 다른 어린이병원의 경우 소아외과의가 내과의사의 2/3 혹은 1/3 수준이다.
작년 서울대 154억·서울아산 45억·부산대어린이병원 57억 적자
조태준 과장은 소아 외과의 공급이 부족한 원인으로 ▲저수가 ▲높은 진료 난이도 ▲환자 감소를 꼽았다.
우선, 우리나라는 의료정책이 저수가 기조인 데다가 어린이병원 운영 원가는 일반 의료기관보다 높다. 적자 수준이 클 수밖에 없지만, 이를 보존해주는 소아가산 수준은 미비하다.
예를 들어, 소아중환자실은 일반 의료기관에 비해 운영 원가가 5.7배 높다. 7배, 정신병동은 5.4배, 일반병동은 5.3배, 재활치료실은 1.3배 정도다.
이러한 탓에 어린이병원은 적자를 면치 못한다. 2014년 기준 서울대어린이병원은 154억원, 서울아산어린이병원은 45억, 부산대어린이병원은 5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고비용 저수익 구조에서 투자가 이뤄지기 만무하다. 우리나라 7개 어린이병원 중 소아 전용 수술실을 갖춘 곳은 서울대어린이병원(10개)과 부산대어린이병원(5개)뿐이다. 그마저도 부산대어린이병원은 운영비 절감을 위해 2개실만을 운영 중이다.
높은 진료 난이도 역시 진입 장벽을 두껍게 만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아 외과 환자의 경우 중증도가 높지만 빈도가 낮은, 혹은 중증도는 낮지만 빈도는 높은 질병으로 양극화 돼 있다.
이에 따라 수준급 소아 외과의로 도달하는 시간이 다른 외과 분과에 비해 오래 걸린다는 평가다.
조 과장은 “어린이 환자와의 소통 능력이 필요하고 진정한 수술 결과는 장기적으로 확인해 평가된다. 50대나 돼야 어떤 환자가 와도 겁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소아 외과의는 숙성 시간이 상대적으로 오래 걸린다”고 밝혔다.
저출산에 따른 환자 감소도 문제 중 하나다. 서울대어린이병원이 개원한 1985년 출생아는 60만명이었으나 지금은 40만명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그는 “이들 문제가 얽혀 개업 곤란, 병원 내 투자 저조, 병원 내 타 분과와의 연봉 차이를 낳고, 소아외과 지원 감소 및 소아 외과의사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문제를 풀 수 있는 단 하나의 해법이 바로 수가"라고 강조했다.
실제, 2008년 신경외과를 제외한 모든 진료과가 적자였던 서울대어린이병원이 2009년 흉부외과가 흑자로 돌아섰다. 정부가 2009년 흉부외과 수가를 100% 인상한 덕분이다.
조 과장은 “당장 정부가 수가를 인상하니 적자가 흑자로 전환됐다. 다른 요인들은 인력으로 할 수 없다. 저수가 개선이 소아외과 의사를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어린이병원을 공공전문진료센터로 지정할 수 있는 지원근거를 마련하고, 의료질향상분담금 지표에 신생아중환자실 비율 등을 포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또한 올해 9월부터 소아중환자실 입원료 인상, 2차 상대가치 개편 과정에서 ‘소아 가산’ 정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황의수 복지부 공공의료과장은 “2~3개월 후면 공공전문진료센터 지정을 위한 고시 절차가 마무리되고 내년 초에는 지정을 위한 신청을 받지 않을까 한다”며 “힘든 업무를 잘 수행한 것에 대해 감사하다.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