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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하루가 너무 소중해.”
상담자와 내담자로 처음 만나 친동생처럼 가까운 사이가 돼 하루라도 안부를 묻지 않으면 참기 힘들 정도로 정이 들어버린 청소년 소아암 환자의 카카오톡 프로필 소개글이다.
소아청소년 중증·희귀난치질환 환자와 가족이 느끼는 순간의 소중함이 이 한줄 속에 모두 함축돼있는 듯하다.
순간의 소중함은 2014년 1월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코디네이터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본 순간부터 시작됐다. 서울대학교병원 의료사회복지팀에서 수련을 받으며 아동 호스피스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라 꿈틀꽃씨 코디네이터의 역할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집보다도 병원이 익숙한 아이들과 부모님들 곁에서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다는 소박한 바람을 가지며 꽃씨 선생님으로서 하루하루 함께하고 있다.
어려운 치료를 받고 있지만 그 누구보다도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쉼터를 방문하는 아이들이 직접 붙여준 별명, ‘꽃씨 선생님’. 천사들이 붙여준 애칭이라 그런지 참으로 마음에 든다.
꿈틀꽃씨 코디네이터로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참 소중하고 행복한 오늘이다. 그러한 점에서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꿈틀꽃씨 쉼터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순간들을 모으는 곳’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꿈틀꽃씨는 소아청소년 중증·희귀난치질환 환자와 가족을 위한 총체적 서비스 제공 프로그램으로 초반에는 공간도 없고 뚜렷한 시스템의 구분도 없는 상황에서 직접 병실에 방문하며 상담 및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환자와 가족 상담을 통해 병원에서 치료받으며 겪는 다양한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파악했으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사전교육을 받은 봉사자를 연결하며 하루하루를 채워나갔다.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투병중인 어린 아이들과 가족을 생각하는 여러 사람들의 마음이 일년 반 동안 한 곳에 모였으며, 이러한 간절한 마음과 병원 관계자의 지지가 모여 2015년 4월 ‘꿈틀꽃씨 쉼터’라는 소중한 공간을 만들어냈다.
공간이 생겼다는 것은 중증·희귀난치질환 아이들과 가족들이 힘겨운 투병 과정에서 잠시라도 쉬어갈 곳이 생겼다는 표면적 의미뿐만 아니라 함께 손잡고 걸어갈 사람들이 생겼다 것이다. 병원 내 환자 및 가족, 그리고 소아청소년 완화의료의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는 모든 관계자분들께도 의미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아직 시작단계이기에 미숙하고 보완되어야할 부분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한국의 경우 아직 환자와 가족 모두 완화의료·호스피스를 꺼내기 어려운 주제로 생각하고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수요가 부족해서인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투병 중인 소아청소년 및 가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실질적 서비스 및 정책 또한 제대로 도입되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슬픔을 함께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기에 누구든 쉽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꼭 필요한 일이다. 어려운 투병과정을 겪고 있는 환자와 가족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시작에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가 투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경험을 긍정적으로 강화시킬 수 있는 실천적·정책적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그저 필요한 자리에 있는 그대로 있어주는 것’이 바로 우리 중증·희귀난치질환 아이들을 위해 시작할 수 있는 첫 단추가 아닐까? 이러한 마음이 함께할 때 우리의 하루는 조금 더 따듯해질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우리의 하루는 어떤 모습인가? 소중한 순간으로 가득한 하루, 기억하는 이가 있어 감사한 하루, 찾아오는 이가 있어 기대되는 하루, 추억하는 이가 있어 향기로운 하루. 오늘도 꿈틀꽃씨의 하루가 지나간다. 앞으로도 하루하루 계속해서 지나가겠지만, 꿈틀꽃씨에 마음의 선물을 두고 간 친구들의 순간은 우리 안에 영원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