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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급·만성 사이 재활병원 시스템 부재 부끄러운 일"
"국가 소득 수준을 감안할 때 급성기와 만성기 사이 재활병원이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원인은 저수가에 있다. 수가 개선이 어렵다면 국고에서라도 지원해야 한다."
방문석 대한재활의학회 이사장(서울의대 재활의학. 사진)은 지난 10월 30일∼3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제43차 추계학술대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방문석 이사장은 "재활병원에서 사회 복귀가 어렵다고 판단된 환자들만 요양병원 등에 가야하는데, 지금은 환자들이 요양병원을 먼저 찾고 있는 상황"이라며 "거꾸로된 시스템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급성기와 만성기 사이 재활치료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제때 재활치료를 받았다면 사회로 돌아갈 수 있는 환자들조차 그 기회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활치료 목적은 사고나 선천성 질환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환자들이 사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급·만성기 중간의 재활병원 부재로 인한 환자 개인의 불행은 물론이고 만성기 환자 증가와 사회 생산성 감소로 인한 손실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고 이는 결국 국가적 손실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저수가→투자 기피→재활병원 시스템 부재→환자 개인 및 사회적 손실
방 이사장은 그 원인으로 현행 국민건강보험 수가체계를 지목했다.
그는 “재활치료는 의사의 지휘 아래 물리치료사·심리치료사·언어치료사 등 각 분야 숙련된 ‘인력’이 투입돼야 하는 분야인데, 현행 수가체계로는 인건비조차 나오지 않는다. 병원장이 아무리 인자해도 적자 덩어리를 떠안을 수는 없다”고 호소했다.
더욱이 재활치료는 6개월~1년 정도의 종합적 치료계획을 세우고 집중적으로 진행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현 수가는 60일 후 입원료 40%, 4인 병실의 경우 전액 삭감된다.
6개 권역에서 재활병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매년 적자에 허덕여 지자체 부담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낮은 수가는 의료기관의 재활병원 기피 현상을 낳고, 급성기와 만성기 사이 구멍은 지속적으로 채워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수가 인상을 요구할 수도 없다. 한쪽을 누르면 반대쪽이 부풀어 오르는 풍선처럼 어떤 항목의 수가가 오르면, 다른 항목의 수가가 깎여 내부적으로 이전투구(泥田鬪狗)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이에 학회가 정부에 제안하는 방안은 재활병원에 대한 독립적인 예산 확보를 통해 지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방문석 이사장은 “정부가 장애인들이 재활치료를 통해 사회에 복귀할 수 있기를 원한다면 건강보험재정이 아닌 특별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옳다”며 “정부는 재활 가능한 환자가 사회에 돌아가지 못했을 때의 손실까지 생각해야 한다. 이는 장애계에서도 지속적으로 요구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의료법에서 의료기관 종별 추가 등을 포함한 적절한 법률적 기반 마련 필요성도 강조했다. 국고 지원 등을 통한 재활의료체계 확립을 위해서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적이라는 판단이다.
동시에 그는 질 관리 강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방 이사장은 “체계가 갖춰졌을 때 재활치료가 남발될 가능성이 있다. 질 관리가 중요하다”며 “모든 환자가 잘 만들어진 재활 프로그램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학회와 정부의 결론”이라고 의료계 책임 역시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