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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를 중심으로 서울대병원이 개원 이래 처음으로 병원장 퇴진 투표를 진행한다. 오병희 서울대병원장 취임 이후 계속돼 온 노사 갈등이 결국 퇴진 투표를 촉발하는 모양새다.
현행법상 병원장 퇴진 투표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그 결과와 상관없이 실질적 효력은 없다. 하지만 내년 중순 임기가 끝나는 오병희 병원장 거취에는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대분회(이하 노조)에 따르면, 이들은 11월 중순 전직원을 대상으로 오 원장 퇴진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3일 전체 조합원 간담회에서 제안됐다.
노조가 병원 경영진을 상대로 퇴진 구호를 외쳤던 적은 여러 번 있었지만, 전직원을 대상으로 퇴진 투표를 실시하는 것은 서울대병원 설립 이래 처음이다.
노조와 오 원장 갈등은 취임 직후부터 불거졌다. 오 원장은 취임 직후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해 병원의 새로운 체계를 잡아갔으나 그 과정에서 노조와 마찰을 빚었다.
불협화음은 이후에도 이어져 임단협 협상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았고, 결국 오 원장 임기 내내 노조는 파업에 돌입했다.
올해 역시 성과급제와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 해지로 노조는 파업을 벌였고, 최근에는 임금피크제로 촉발된 취입규칙 변경 건 등으로 정점에 치달았다.
이들은 소송전도 불사하고 있다. 노조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이사회 의결로 결정한 오 원장을 상대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취업규칙 효력발생요건 절차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오 원장 역시 같은 이유로 피켓시위를 벌인 노조를 업무방해 등으로 2건 고발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는 “간부 대의원이 아닌 일반 조합원, 비조합원에게까지 원장 불신임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며 “소통, 공감, 동행을 모토로 한 오 병원장의 직원 우롱이 도를 넘은지 오래라는 것이 직원들의 중론”이라고 밝혔다.
사상 첫 퇴진 투표가 예고되자 병원 측은 “답답하고 안타깝다”는 입장을 내놨다.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정부 시책에 따라야 하는 서울대병원의 상황, 또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 등에 따라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고육지책 결정한 병원 측 입장을 노조가 전혀 배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공공기관이다보니 자체적 결정보다 정부의 시책을 따라야 하는 사안이 있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불이익이 예상되기 때문에 병원과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힘든 결정들을 내릴 수 밖에 없을 떄가 많다”고 전했다.
정부 시책을 따르지 않을 경우 당장 임금 인상, 직원 정원 확보, 정부 지원 등에 적신호가 켜질 것이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현 정부는 보장성 강화를 기치로 한 보건의료 정책을 펴고 있다. 병원으로서는 경영상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힘든 시기”라며 “노조가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병원의 모든 결정을 부정적으로 해석해 난감하고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