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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유전자가 간암을 일으키는 과정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암 억제 유전자로 알려진 히포(HIPPO)가 간암 세포대사 및 신호전달 통로를 조절해 간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규명됐다.
5년 생존율이 20∼30% 수준에 불과한 간암의 효과적인 치료제가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고 있다. 암 생성과 관련된 바이오마커도 밝혀지지 않아 뚜렷한 표적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의생명연구소 융합의학과 박윤용 교수와 미국 MD앤더슨병원 이주석 교수팀은 히포(HIPPO) 유전자 기능 저하로 활성화되는 YAP/TAZ 유전자가 간암세포 대사를 촉진하는 글루타민 이동체 SLC7A5/SLC38A1의 발현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또한 글루타민 이동체가 증가되면 mTOR라는 암 신호전달 통로가 활성화되는 기전도 함께 발견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먼저 초파리에서 발견된 히포 유전자의 작용 원리를 사람에게 적용하기 위해 포유류가 가지는 유전자 중 히포에 상응하는 MST1/2를 쥐에 적용해 조절했다.
히포의 포유류 유전자인 MST1/2를 쥐에서 인위적으로 결여시켜 간암이 자연적으로 생성되게 만든 후 쥐의 유전자를 분석해 MST1/2의 활성화 관련 유전자 프로파일을 구축했다.
해당 프로파일을 토대로 미국 유전자 정보 데이터베이스(GEO)에 등록돼 있는 한국, 중국, 미국 간암환자 455명의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해서 MST1/2의 활성이 높은 362명의 간암 환자와 그렇지 않은 93명의 환자로 구분, 예후를 관찰했다.
MST1/2의 활성이 높은 환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 보다 통계학적 생존율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MST1/2 즉 히포 유전자가 인간에게도 종양 억제 효과가 있으며 간암 생성도 줄일 수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를 바탕으로 MST1/2에 의한 간암 생성 기전을 규명하기 위해 MST1/2의 하위 유전자인 YAP/TAZ를 이용해 간암 세포에서 유전자 프로파일을 구축했다.
그 결과 YAP/TAZ 유전자 활성화에 따라 암 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해 대사를 활발히 하는 SLC7A5, SLC38A1과 같은 글루타민 이동체 발현에 현저한 차이가 있었다.
특정 단백질과 특정 유전자의 결합을 파악하는 분석법(ChiP, Reporter assay 등)으로 YAP/TAZ를 세포에서 억제시켰을 때 SLC7A5, SLC38A1의 발현이 감소돼 이 유전자가 글루타민 이동체를 직접적으로 조절하고 결국 간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었다.
더불어 YAP/TAZ 유전자의 또 다른 간암 생성 기전도 찾았다. YAP/TAZ가 SLC7A5, SLC38A1의 조절을 통해 mTOR라는 세포내 암 신호전달 통로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다.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이지만 YAP/TAZ과 mTOR에 영향을 받는 인체에도 똑같이 적용 가능하다. 특정 유전자 발현 정도를 표적으로 삼아 라파마이신을 선택적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박윤용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간암 생성에 영향을 주는 히포 유전자와 암세포 대사와의 조절 기전을 최초로 규명한 연구로서, 간암 환자의 예후를 MST1/2 유전자 군에 따라 예측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는데 큰 성과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YAP1/TAZ 유전자와 mTOR가 동시에 증가한 경우 선별적으로 라파마이신을 사용한다면 간암 생성이 억제될 것으로 확인돼, 표적 치료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간학회지 헤파톨로지(Hepatology)와 암학회지 클리니컬 캔서 리서치(Clinical Cancer Research) 최신호에 각각 발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