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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불량 의료인에게 명의를 대여해 한방병원을 개설, 운영한 한의사들이 수억원의 요양급여비용을 토해내게 됐다. 법원은 병원을 하나만 개설한 것은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는 한의사들의 주장을 기각했다.
서울행정법원 제13부(재판장 반정우)는 한의사 박모씨와 조모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최근 밝혔다.
공단은 지난해 12월 박씨와 조씨에게 각각 2억3825만원과 4억169만원의 요양급여 환수 처분 결정을 내렸다.
병원의 실제 주인인 이모씨가 이들의 명의를 빌려 사무장병원을 개설 및 운영해 의료법 제4조 2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결과다.
▲ 의료법 관련 조항 발췌 |
한의사들은 공단에 제기한 이의 신청이 기각되자 법원에 호소했다. 이씨에게 명의를 빌려준 것이 아니라 공동으로 병원을 개설했다는 주장이다.
한의사 측은 “공단이 적용한 법 조항은 다른 의료인의 면허로 의료기관을 여러 장소에 개설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설사 이씨에게 명의를 대여했더라도 병원 하나만 운영했으므로 위반한 것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이어 “해당 조항을 1개 의료기관을 개설한 경우까지 금지한다고 해석하는 것 명확성 원칙이나 과잉금지 원칙 위배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법원은 ‘명의 대여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바라봤다.
재판부는 “이씨는 부인 명의로 병원 건물을 임차하고 개설 자금을 전부 부담했다”며 “또한 이씨 부인은 경찰 조사에서 신용불량자인 남편이 병원의 실질적인 운영자라고 진술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고들은 사건 병원 인사와 재무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씨와 병원 순이익을 10% 지급받기로 하는 공동약정을 체결했다고 하지만 박씨는 매달 400만원을, 조씨는 첫째달은 720만원, 둘째달은 860만원, 셋째달은 800만원을 지급받는 등 공동 약정에 따라 이익 배분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못 박았다.
의료법 제4조 제2항을 확대 해석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해당 조항은 의료인이 수 개의 의료기관을 설립하는 것을 막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의료인 명의로 의료기관 개설하는 것을 막음으로써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어 “의료인이 고령이나 신용상태가 나쁜 의료인으로부터 명의 빌려 의료기관 개설한 후 의료법 위반행위 저지르거나 영리 목적으로 의료기관 운영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다른 의료인 명의로 1개 의료기관 개설하는 경우도 금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