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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정치세력화
[ 2015년 11월 22일 20시 00분 ]

[수첩]"정치란 사회적 가치의 권위적 배분(Authoritative allocation of values)이다."

 

정치학자 데이비드 이스턴(David Easton)이 바라본 정치의 본질이다. 정치에 대한 다양한 정의 중 ‘분배’에 초점을 둔 이 말이 가장 널리 쓰인다.

 

내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의료계가 ‘권위적 배분’의 주체가 되기 위해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과거 의료인 정계 진출이 입신양명(立身揚名)의 차원에서 이뤄진 것과 달리 최근에는 보다 조직적이고 적극적이다.

 

실제 최근 의사·약사·간호사 등 5개 직능단체 지도자급 500여 명이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 지원서를 제출했다.

 

여기에는 대한의사협회 신민석 전 상근부회장과 조인성 전 비상대책위원장, 치과의사협회 박영섭 부회장, 대한약사회 박석동 부회장, 권영희 서울시 여약사회 회장, 이진욱 한의사회 부회장, 신화자 간호사회 이사 등 지도자급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올해 중순 줄이어 진행된 시도의사회의 정당가입 운동은 의료계 정치 세력화의 기초를 이룬다.

 

서울시의사회와 경기도의사회 등 수도권은 물론이고, 광주광역시의사회, 울산시의사회, 전라남도의사회 등 전국 각지에서 '1인 1정당 가입운동' 동참을 촉구했다.

 

이들 운동은 특히 7월 이전 활발했다. 7월 말까지는 당원으로 등록돼야 내년 4월에 있을 총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계산이 전제된 것이다.

 

의료계 명망 있는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출마설도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아직 공식 출마선언은 없는 상태지만 개원가에서부터 대학병원장까지 다양한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 중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이상이 교수는 보건복지 중심 기반 '복지국가당' 창당을 위해 시동을 걸고 있는 상태다.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 등 이미 정치권에 등용된 의료계 출신 의원들에 대한 관심 또한 비상하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정치 생명 연장을 위한 지지 세력을 자처하고 있다.

 

“의료계의 정치적 영향력이 노조만도 못하다”는 의료계 인사의 말에서 비춰볼 수 있 듯 이는 필시 각종 정책 반영에 번번이 실패한 의료계에 더 많은 이익을 가져오기 위한 최후의 조치다.

 

입법, 사법, 행정으로 나눠진 3권 분립의 사회체계 안에서 의료계가 접근가능한, 모든 정책의 시작점인 입법부를 무대로 정치권과의 협력을 넘어 공생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이익집단 중 하나인 의료계가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활로를 정치권에서 찾은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보편적 방법이다.

 

다만, 이러한 노력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분배’라는 정치의 속성 이전에 정치(政治) 그 자체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본래의 의미를 알고자 할 때 어원을 찾는 것이 때때로 도움이 되는데 정치에서 ‘정(政)’은 ‘바를 정(正)’과 ‘일을 하다 또는 회초리로 치다의 등글월문(攵)’이 합쳐져서 이뤄진 말이다.

 

즉, 바르게 하기 위해 일을 하거나 회초리로 치는 것을 뜻한다. 정(政)은 특히 자신의 조화롭지 못한 부분을 다스려 극복하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한다.

 

실제 의사 출신 정치인 정의화 국회의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의사와 정치인은 근본적으로 인본주의(人本主義) 사상이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고 피력한 바 있다. 그는 실제로 자신의 중심에 인본주의를 세웠고, 지금까지 당선을 거듭하며 존경받는 국회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내년 치러질 20대 총선이 몇 개월 남지 않았다. 정치를 이해한 정치인만이 국민적 지지를 얻고 자신의 뜻을 관철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의료계가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정치인을 양성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민정혜기자 mjh_nuit@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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