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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처방과 다르게 약을 조제한 약사가 수억원의 손해배상금을 물어주게 됐다. 법원이 약사의 과실로 인해 환자가 뇌동맥경색으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됐다고 판단한 결과다.
제주지방법원 제2민사부(부장판사 유석동)는 환자 김모씨와 가족이 약사 K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최근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약사의 책임을 60%을 제한해 환자가 요구한 5억7762만원 중 1억9000만원만 손해배상금으로 인정했다.
심장판막치환술을 받고 10여년 전부터 혈액 항응고제인 와파린 나트륨등을 복용하던 김씨는 지난 2013년 4월 5일 제주대학교병원에서 처방전을 발급받아 K약사에게 약을 조제 받았다.
K약사는 1일 1회 용량으로 와르파린 5㎎ 1tab으로 기재된 처방전과 달리 와르파린 2㎎ 1tab만을 조제, 투약토록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K약사는 조제기록부에도 와르파린 5㎎ 1tab으로 기재했지만 복약 지도, 약제 용기 또는 포장에 용량 등을 적으면서 처방전과 다르게 조제한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
결국 약사의 지시에 따라 20여일 동안 약을 투약하던 환자는 4월 25일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제주대병원에서 뇌 MRI 촬영 등 검사를 받은 결과 급성 우측 중대뇌동맥경색으로 진단 받았다.
재판부는 약사가 처방전대로 약을 조제하지 않은 것은 중대한 과실이라고 판단해 환자의 소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뇌동맥경색 진단 당시 환자의 혈액검사상 PT(INR) 수치가 1.18로 낮게 측정됐는데 이는 조제 오류로 인한 저용량 복용때문이었다”며 “피고는 조제 오류로 인해 발생한 환자와 그 가족이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K약사는 환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배상 책임을 줄여달라고 호소했다.
K약사 측은 “환자도 약사가 처방전대로 약을 제대로 처방했는지 확인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잘못이 있다”며 “과거 심장판막치환술을 받는 등의 기왕증도 뇌동맥경색 발병에 기여했다”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처방전에는 다른 약들이 적혀 있어 환자로서 어느 것이 와르파린을 뜻하는지 구분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또한 기존에는 와르파린 2㎎을 3tab씩 복용, 기존 처방약과 알약의 숫자도 달라 비교도 불가능해 환자 직접적 과실 인정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재판부는 “환자가 처방전대로 약을 조제받아 복용했다하더라도 뇌동맥경색이 발병할 위험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환자는 10년이 넘도록 혈액 항응고제 등 다량의 약을 복용했고, 심장판막치환술 등 기왕증이 재산상 손해 확대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였을 것으로 판단돼 피고의 손해배상 책임을 60%로 제한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