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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光)’이란 표현이 제격이겠다. 현관부터 복도, 계단까지 반짝반짝 윤이 났다. 물론 병실 상태의 부연은 사치다. 도무지 ‘10년’이란 세월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는 청결 상태였다. 비결을 물으니 ‘배려’란다. 환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직원들의 마음이라는 추가 설명이 곁들여질 뿐이었다. 찰나에 느낀 비범함을 안고 온누리병원의 설계자이자, 설립자, 운영자인 유라의료재단 이필순 이사장과 마주 앉았다. “직원들에게 청소를 너무 시키는 것 아니냐”는 농(弄) 섞인 질문에 “시키다니요? 누가요?”라며 ‘껄껄껄’ 소탕한 웃음으로 답했다.
그랬다. 온누리병원의 청결은 순수한 우러남이었다. 내직장, 내환자, 내가족을 위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쓸고 닦은 결과물이었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2005년 개원 초기 여느 신생병원과 마찬가지로 온누리병원 역시 직원들의 부침에 적잖은 속앓이를 해야 했다.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 특성에 신축 건물이라는 이점까지 더해지면서 개원과 동시에 병실은 순식간에 채워졌다. 하지만 직원들이 문제였다.
신생병원이라는 불안감과 호조건의 유혹이 중복작용하며 사직서를 던지는 직원들이 늘어갔다.
하지만 이직과 채용의 반복 속에 이필순 이사장은 한 가지의 신념을 놓지 않았다. 환자와 직원을 ‘가족’처럼 대하자는 바로 그 신념으로 버텼다.
신념은 통했다. 3~4년의 과도기가 지난 후 직원들의 이직율은 현저하게 떨어졌다. 무엇보다 요양병원의 핵심 인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간호인력들이 자리를 굳건히 지켜줬다.
현재 온누리요양병원 간호부는 간호사 33명, 간호조무사 18명 등 총 51명. 이들 간호인력의 최근 5년 이직률은 ‘제로(zero)’다.
요즘 중소병원과 요양병원들의 최대 고민이 간호인력인 점을 감안하면 온누리병원은 말 그대로 복(福) 받은 곳이다.
그 고마움을 알기에 이필순 이사장은 간호부에 애착이 크다. 그의 책장 한 켠에 쌓여 있는 고급 고량주들은 오롯이 간호부 회식을 위한 선물이다.
그렇다고 간호부만 편애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가족’이라는 경영철학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본인의 역할을 수행하는 모든 직원들에게 발현된다.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운동치료사, 사회복지사는 물론 영양사와 조리사, 미화원까지 알뜰히 살핀다.
최근 입원환자 식대 직영가산 폐지로 일선 병원들이 속속 식당 운영을 위탁으로 전환하는 상황에서도 온누리병원이 직영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도 영양사와 조리사를 위해서다.
“한 번 내 가족이 된 이상 가장으로서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손익을 따지면 결코 가족이 될 수 없다. 그 신념은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이필순 이사장은 최근 온누리병원 개원 1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행사를 기획했다. 늘 곁에서 영욕의 세월을 함께 해준 직원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파격도 마다하지 않았다.
우선 창립멤버이자 개국공신인 10년 장기근속자 3명에게 금 10돈을 선물했고, 5년 근속자에게는 3박4일 동남아시아 여행을 보내줬다.
여타 병원들이 장기근속자에 대한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는 것과 달리 이필순 이사장은 이들이 마냥 고마울 뿐이다. 그래서 뭐든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장기근속은 아니지만 그동안 병원 발전에 혁혁한 공적을 세운 20명에게는 ‘공로상’이란 명목으로 일본 요양병원 현지연수를 진행키로 했다.
사실 이필순 이사장은 의사가 아닌 건축사다. 그럼에도 병원 운영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직원들이다.
“비록 진료는 못하지만 경영은 자신있다. 직원들이 행복해야 환자들이 행복할 수 있다. 이는 과거도 지금도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진리다.”
최근 열린 온누리병원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이필순 이사장의 첫 마디는 “직원 여러분”이 아닌 “가족 여러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