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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이 빗발치는 고지에 군인들을 던져놓고는 정작 살아남는데 필요한 지원은 안 하는 격이다.”
정부가 외상 전문인력의 안정적 육성을 위해 도입한 국비 장학생 제도가 지원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2016년 외상 분야 국가 장학 수련의사 공모 결과, 단 4명만 지원했다. 정부가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섰던 도입 첫 해인 2015년 공모에 비해 절반가량 지원자가 줄었다. 첫 해도 11명이 신청, 모집 정원인 12명을 채우지 못했다.
장학 수련의사 프로그램은 국가 차원에서 개별 세부전문의 배출을 위해 나선 첫 사례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월 500만원씩 연간 7000만원의 장학금과 3600만원 상당의 교육비가 별도로 지급되고 본인이 원할 경우 세부전문의 취득 후 권역외상센터에 근무할 수 있도록 행정적지원도 뒷받침한다는 ‘파격적인’ 혜택 때문이다.
외상전담인력 양성에 대한 정부 의지에도 불구하고 외과, 흉부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전문의 및 다른 전문의 자격 취득 예정자들의 지원이 저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중증외상교육센터 오종건 센터장(정형외과)[사진]은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교육프로그램 자체는 지원도 많고, 취업 보장까지 고려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지만 수련을 마치고 난 후 전담전문의로서의 미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2년 간 국가 지원을 통해 양질의 수련을 받고난 후 전담전문의로 권역외상센터에서 근무한다고 해도 대부분 계약직이라 신분을 안정적으로 보장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근무환경 가혹한데 비해 보수 적어…제자들 미래 불안 등 하소연할때 막막"
오종건 센터장은 “중증외상은 ‘3D’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근무 환경이 가혹하고 보수가 적다”며 “아무리 일에 사명감을 느끼고 흥미가 있다하더라도 지금과 같이 병원 내부 사정과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직장을 잃을 수도 있는 신분이라면 힘든 업무를 평생 감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외상센터에서 펠로우로 근무 중인 제자들이 한 달에 두세 번 전화해 하소연을 하는데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 까’에 대한 불안감이 대부분”이라며 “후배들은 선배들의 현재를 보고 자기 앞길을 가늠한다. 암울한 미래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선뜻 발을 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부족한 외상전문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는 제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담전문의의 신분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오종건 센터장은 “계약직인 전담전문의들은 정부의 권역외상센터 인력 지원을 멈출 경우 그나마 있던 직장도 없어지게 된다”며 “성실하고 능력이 있다면 전향적으로 교원 신분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현재는 제한이 너무도 많다. 일정한 검증을 거쳐 교수로 임용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정적인 미래가 보장된다면 높은 업무 강도와 열악한 근무환경 뿐만 아니라 전담전문의 길을 걸으면서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도 상쇄할 수 있다”며 “모두가 꺼리는 일을 선택하는 데 따른 합당한 보상이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 총알이 빗발치는 고지에 내보냈다면 생존할 수 있게 지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